농협회장 "연이은 금융사고 송구…셀프 연임 고민해본적 없어"(종합2보)
8억원 연봉 논란엔 "월급값 꼭 한다는 각오로 회장직 수행"
선거 캠프 재취업 창구 논란엔 "저와 마음을 나눈 분" 옹호
농협유통·하나로유통 책임경영 안되면 분리해 독립화 추진
[세종=뉴시스]김동현 기자 = 강호동 농협중앙회 회장은 18일 농협은행에서 올해만 총 4건의 금융사고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 "최근 연이은 사고로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강호동 회장은 이날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진행된 국정감사에 참석해 "새로운 대한민국 농협 기반을 구축하겠다"고 다짐하며 이같이 말했다.
강 회장은 "사고 농축협은 자금지원제한 등 관리를 강화하고 계열사는 내부통제 개선과 프로세스 재정립 등 특단의 대책을 통해 신뢰 받는 농협으로 거듭나겠다"고 약속했다.
세부적으로 "하반기엔 신설한 미래혁신실을 중심으로 범농협의 중장기 성장전략을 수립하고 제 역할을 못하는 성과 부진 계열산업에 대해 적극적인 경영개선을 통해 책임경영체제를 정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 회장은 지난해 농협유통과 농협하나로유통이 각각 287억원, 309억원 등 600억원에 달하는 순손실을 기록한 것과 관련해 "개편한다면 분리해 독립화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그는 "지사장 개념으로 책임 경영을 실시하도록 하고 안될경우 없애든지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본연의 업무를 못할 경우 두 회사를 과감하게 수술대에 올려서 여러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며 "유통 부문에서는 획기적인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전했다.
강 회장은 이날 국감에서 '농협회장이 농협중앙회장과 농민신문사 회장을 겸직하면서 높은 연봉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월급값을 꼭 하겠다는 각오로 농협중앙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강 회장은 올해 연봉으로 농협중앙회 3억1800만원, 농민신문사 1억9100만원을 수령한다. 내년엔 연봉이 각각 3억9000만원, 4억원으로 상향 조정되고 퇴임시에는 퇴임공로금과 퇴직금을 수령해 4년간 40억원의 보수를 받을 것으로 추산된다.
강 회장은 "지금까지 농협중앙회장으로 농민신문사를 겸직한 역할에 따라 연봉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실제로 통장에 들어오는 돈은 세금을 떼면 그렇게 많지 않다. 좌고우면(左顧右眄)하지 않고 최선의 노력을 다해 높은 연봉에 대한 심려를 끼치지 않도록 역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취임 뒤 캠프 인사를 대상으로 낙하산 인사를 했다는 비판에 대해선 "캠프 출신이라기보다 농협 회장 선거 기간에 저와 마음을 나눈 분들"이라며 "선거 기간에 음으로 양으로 도와준 분들"이라고 치켜세우며 강호동 캠프 재취업 창구 논란에 대해 수긍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 '선거캠프에서 일한 유찬형 전 농협중앙회 부회장을 NH투자증권 대표에 추천한 것인가'를 묻는 질문에 "유 전 부회장 추천은 사실"이라며 "중앙회의 의견을 제시한 것"이라고 답변했다.
농협중앙회의 예대마진(금융회사들이 대출로 받은 이자에서 예금에 지불한 이자를 뺀 수익)이 지나치게 높다는 비판에 대해선 "지역농협의 예대마진을 산림조합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강 회장은 "농가의 부채 부분은 정부 정책과 함께 연결해서 해결해야 할 사항"이라며 "농협중앙회 입장에서는 지역 농협의 경제사업 활성화 등 농업 소득 증대를 위한 방안을 제시해서 부채를 경감할 수 있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전종덕 진보당 의원이 '농정협력위원회'라는 내부조직을 통해 연임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에 대해선 "내부 절차에 따라 설치한 기구"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회장 연임에 대한 내용도 논의 내용에 포함돼 있지만 농협이 처한 많은 부분을 주제로 다루고 있다"며 "셀프 연임에 대해선 아직 고민해본 적 없다"고 답변했다.
한우 가격 안정화를 위해선 "정부에서 암소 1만 두를 감축시키고 농협중앙회에서 2만 두 정도를 줄여 총 3만 두 정도를 지금 감축시키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계획을 설명했다.
이날 국감에서 강 회장은 ▲농축산물 생산·유통 기반 강화 ▲농어민 영농 지원 확대 ▲행복 농촌 구현 ▲금융사업의 경쟁력 강화 등을 향후 중점 추진할 것임을 시사했다.
농축산물 생산·유통 기반 강화와 관련해선 "올해 12월까지 20억원의 예산을 들여 보급형 스마트팜을 도입하고 2026년까지 100개소의 스마트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를 조성해 생산성 향상과 판매사업 현대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계약재배 등 수급안정사업을 확대해 가격 안정에도 힘쓰겠다"며 "하나로마트 운영 모델 다양화 27개 APC를 활용한 유통 효율화 등으로 농어민이 생산한 농축산물이 제 값을 받고 판매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강조했다.
농어민의 영농 지원에 대해선 "235만명의 영농 인력을 공급하고 공공형 계절근로사업을 내년에 90개소까지 확충해 농촌의 인력난 해소에 기여하고 비료의 분기별 가격 연동제 운영 등을 통해 영농비 부담도 완화할 것"이라고 계획을 전했다.
살고 싶은 행복 농촌 구현을 위해선 "농촌 고령화에 대응하기 위해 청년농어민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청년농 육성체계를 고도화하고 농촌 왕진버스, 농어민행복센터 등 맞춤형 복지사업을 적극 전개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농축협 경제사업 활성화를 위한 자금은 현재 13억원에서 올해 안으로 15억원, 2028년까지 20조원으로 확대해 농축협의 지속발전은 물론 농어민의 소득 증대를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구상을 설명했다.
금융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선 "금융지주는 신사업 진출과 글로벌 사업 확장에 힘써 적극적으로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고 상호금융은 획기적인 제도 개선과 디지털 시스템 고도화로 1금융권에 버금가는 역량을 확보하겠다"고 약속했다.
마지막으로 어기구 농해수위 위원장의 취임 8개월 소회를 묻는 질문엔 "어려움이 많았다"며 "농촌의 어떤 핵심과 변화를 위해서 많이 지원을 해주면 농촌 출신의 조합장, 회장으로서 농심을 잘 담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oj100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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