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尹·韓 회동, 난제 털고 국정 쇄신하는 계기 돼야

연합뉴스 2024. 10. 18.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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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간 회동이 이달 21일 대통령실 비서실장만 배석하는 사실상 독대 형식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한다.

한 대표는 지난달 말 윤 대통령과 당 지도부의 만찬을 앞두고 독대를 원했으나 불발됐다.

한 대표는 18일 김 여사 특검법에 대해 "야당이 거부될 것을 알면서 가능성, 현실성 없는 것을 반복하는 것"이라면서도 "제가 국민의 불만, 걱정,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여러 방안을 말씀드리고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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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악수 (성남=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필리핀, 싱가포르 국빈 방문 및 라오스 아세안 정상회의를 마치고 귀국하며 마중 나온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2024.10.11 zjin@yna.co.kr

(서울=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간 회동이 이달 21일 대통령실 비서실장만 배석하는 사실상 독대 형식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한다. 한 대표는 지난달 말 윤 대통령과 당 지도부의 만찬을 앞두고 독대를 원했으나 불발됐다. 한 대표의 독대 요청이 사전에 언론 보도로 공개된 것이 주된 이유였는데, 먹고 살기 힘든 국민 눈엔 한심하게 보였을 것이다. 민생이 어렵고 한반도 정세도 심상치 않다. 이럴 때일수록 당정이 뜻을 같이해 산적한 국정 현안과 꽉 막힌 정국을 풀어내야 한다.

이번 회동은 만남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는데 이론의 여지가 없다. 뜻깊은 결과물을 만들어내지 못하면 여권의 앞날이 어두워질 수 있어서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두 사람의 소원한 관계 때문에 의미있는 성과가 나오겠느냐는 회의적 시선이 많다. 여당 대표가 대통령을 만나기도 전에 이런저런 요구조건을 내건 것부터가 관례에 맞지 않는다. 한 대표는 김건희 여사의 대외 활동 중단과 각종 의혹 규명 협조, 측근 정리를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여권 전체를 겨냥한 명태균 씨의 폭로 행보 속에서 검찰의 김 여사 불기소 처분과 야당의 '김 여사 특검법' 재발의가 맞물리면서 김 여사 문제를 더는 이대로 둘 수 없다는 한 대표의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한 대표는 18일 김 여사 특검법에 대해 "야당이 거부될 것을 알면서 가능성, 현실성 없는 것을 반복하는 것"이라면서도 "제가 국민의 불만, 걱정,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여러 방안을 말씀드리고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자신의 3대 요구가 수용되지 않으면 특검을 거부하기 어렵다는 압박성 메시지로도 읽힌다.

회동의 성패 여부는 윤 대통령에게 달렸다. 윤 대통령 입장에선 배우자와 관련된 문제라서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더구나 법조인 출신이라 여론을 사실상 법적 판단의 잣대로 삼는 것에 동의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명태균 씨 의혹 또한 아직 '카더라' 수준이라 검찰 수사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이에 대통령실 측은 실체 없는 루머와 여론에 떠밀리듯 선뜻 결정을 내릴 수는 없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김 여사에 관한 논란이 정치의 영역이란 점이다. 한 대표를 만나서도 김 여사 문제를 둘러싼 견해차를 해소하지 못하면 여권의 내홍은 더욱 깊어질 게 자명하다. 친윤계에서는 한 대표의 3대 요구에 대해 여론재판이라며 반발하고 있는데, 지금은 법리를 다툴 때가 아님을 모르지 않을 것이다. 현실을 직시하고 정국 돌파구를 여는 게 우선 과제다.

두 사람의 만남은 당정관계 정상화뿐만 아니라 집권 후반기 국정 동력과도 직결돼 있다. 한 대표도 강조했지만, 회동에선 성과를 내는 게 중요하다. 첫술에 배부를 순 없지만 서둘러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 당력을 한데로 모아야 한다. 거대 야당의 협조 없이 어떤 법안도 통과시킬 수 없는 상황에서 언제까지 사분오열된 모습을 보일텐가. 내달 초면 윤 대통령 임기가 반환점을 돈다. 여권은 변화와 쇄신을 주저할수록 미래 권력으로의 원심력만 커질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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