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동료 얼굴 발로 차 숨지게 한 60대…法, 집행유예

1심 법원, 징역 3년·집행유예 5년 선고
의식불명 피해자 응급실 치료 중 사망
A씨, 살인 아닌 상해치사 혐의로 기소

[서울=뉴시스]이태성 기자 = 직장 동료를 바닥에 넘어뜨린 후 얼굴을 발로 차 사망에 이르게 한 60대 남성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내려졌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권성수)는 폭행치사 혐의로 기소된 A(61)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12월20일 오후 9시께 서울 용산구 삼각지역 인근 술집에서 일행과 술을 마시던 중 직장동료 B씨를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A씨는 피해자와 말다툼 끝에 몸싸움을 벌이다가 피해자를 바닥에 넘어뜨린 뒤, 넘어져 있는 그의 얼굴을 발로 1회 걷어찬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곧바로 의식불명에 빠져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던 중 토사물에 의해 기도가 막혀 질식사했다.

A씨와 변호인은 이 사건 범행 당시 술에 만취해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증거들을 보면 A씨가 범행 직전 똑바로 서거나 걸을 수 있었고 범행 직후 다른 사람에게 구호 요청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A씨가 범행 당시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였다고는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한 A씨가 사건 당시의 상황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과 관련, 기억이 저장되지 않는 블랙아웃 증상은 사후적인 것으로 당시에 의식이 있었는지 여부와는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재판부는 "폭행의 방법이나 정도 등에 비춰 죄질이 좋지 않다"며 "피해자의 사망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그 책임이 무겁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다만 A씨가 범행을 모두 인정하며 반성하고 있고 과거 폭력 범죄 전력이 없다는 점, 유족들과 합의해 유족들이 더 이상 A씨에 대한 처벌을 원치 않는 점 등은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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