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수 "김여사 기소가 좋다고들 했지만, 증거·법리로 판단"

"레드팀 만들어 후배들 같이 죄인 만들었다" 지적에 "모든 것은 제 책임"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은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많은 분이 이 사건을 기소하는 게 저에게 훨씬 좋다는 말씀들을 하셨다"면서도 "결국 검사는 기록을 보고 증거와 법리에 따라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 지검장은 오늘(1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여러 가지 안 좋은 상황에서 아무리 정치적으로 어떤 요구를 받는다고 해서 그것을 기소한다거나 처리를 미루는 게 더 정치검사라 생각했다"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지검장은 '너를 위해 기소하는 게 좋다'고 말한 사람이 누군지에 대해선 "저를 아끼시는 분들이다. 검사들도 있고 전직 검사들도 있다"고 부연했습니다.

그러면서 "제가 정무 판단이 부족한지는 모르겠지만 정무적으로 얘기하는 분들이 그런 얘기들을 저한테 많이 하시는데, 결국은 기록을 보고 판단하고, 수사 검사들의 의견이 존중돼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지검장은 "수사 검사들과 머리를 맞대고 열심히 논의했고, 위원님들이 말씀하시는 부분들에 대해 의문을 많이 제기했는데 수사팀 의견을 듣고 합리적이라 생각해서 어제 결정을 내리게 된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어 "제가 무슨 누구를 돕거나 봐주려는 생각이 전혀 없다. 만약에 그렇게 하면 금방 드러난다"며 "이 사건 결정문을 다시 한번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박균택 의원이 '레드팀을 만들어서 죄 없는 후배들을 같이 죄인을 만들었다'고 하자 이 지검장은 "책임을 나누려는 생각은 전혀 없다"며 "모든 것은 제 책임하에 진행된 일이고 다만 그 과정에서 결정을 다시 한번 검토한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이 지검장은 "수사팀에 '충실하게 설명하고 혹시 레드팀이 불기소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이 나오면 다시 수사할 수 있다는 각오로 열심히 해라'고 말했다"고도 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에게 은혜를 갚기 위한 것'이라는 말엔 "대통령한테 받은 은혜가 없다"며 "제가 중앙지검장을 하고 싶다고 한 게 아니다. 상당히 모욕적인 질문"이라고 반발했습니다.

[김유민 디지털뉴스부 인턴 기자 mikoto230622@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