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위치 콕 찍은 金 "주권 침해하면 물리력"

작전지도 펴놓고 남한 위협
러 파병에 불안한 '안방' 점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7일 최전방 2군단 사령부를 방문해 '서울'이 포함된 대형 지도를 펼쳐놓고 지휘봉으로 특정 지점을 가리키고 있다. 북한 관영매체는 관련 내용을 18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전방 부대를 방문해 "한국이 주권을 침해하면 물리력을 조건에 구애됨 없이, 거침없이 사용하겠다"면서 위협 수위를 한껏 끌어올렸다.

18일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이 전날 북한군 2군단 지휘부를 찾아 이같이 말했다고 보도했다. 북한군 2군단은 최전방 지역에 배치된 전력이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지난 15일 남북 연결 도로·철도 폭파가 단순한 폐쇄가 아닌 적대적 두 국가 체제를 공고히 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끈질기게 이어져 온 서울과의 악연을 잘라버리고 부질없는 동족 의식과 통일이라는 비현실적인 인식을 깨끗이 털어버린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한국을 '적국'으로 지칭하며 "(한국이 북한의 주권을 침해하는) 전제조건하에서 우리의 공격력이 사용된다면, 그것은 동족이 아닌 적국을 향한 합법적인 보복 행동"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북측이 공개한 사진을 살펴보면 김 위원장은 윗부분에 '서울'이라는 글씨가 보이는 대형 작전지도를 책상에 펴놓고 특정 지점을 가리키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평양 무인기 사태 이후 일선 포병부대들의 사격 대기 태세를 점검하고 서부지역의 철도·도로 폐쇄 결과를 듣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가운데 미국을 방문 중인 김영호 통일부 장관은 17일(현지시간) 북한이 한국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체제 유지에 대한 '강박증'을 겪고 있다는 논리를 펼쳤다. 김 장관은 이날 미국 워싱턴DC 조지워싱턴대 특강에서 "자유롭고 풍요로운 한국은 북한 정권에 위협이어서 (북한 정권은) 흡수통일 당할 거라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다"고 꼬집었다.

[김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