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춘추] MZ와의 동행

2024. 10. 18.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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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이집트 파피루스에도 "요즘 젊은이들은 버릇이 없다"는 기록이 남겨져 있듯이, 세대 간 갈등은 인류의 오래된 화두다.

국어사전에서는 '세대'의 의미를 '같은 시대에 살면서 공통의 의식을 갖는 비슷한 연령층의 사람들'로 규정하는데, 세대에 따라 공유하는 의식이 다르다 보니 사고의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고 그에 따른 갈등도 필연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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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이집트 파피루스에도 "요즘 젊은이들은 버릇이 없다"는 기록이 남겨져 있듯이, 세대 간 갈등은 인류의 오래된 화두다. 국어사전에서는 '세대'의 의미를 '같은 시대에 살면서 공통의 의식을 갖는 비슷한 연령층의 사람들'로 규정하는데, 세대에 따라 공유하는 의식이 다르다 보니 사고의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고 그에 따른 갈등도 필연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일하고 있는 기관에는 MZ세대가 많다. 출범 역사가 짧은 신생 비영리재단이다 보니 아직 조직 규모가 작고, 실무 인력이 다수 근무하고 있다. 통상 1980년대 초반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 태어난 세대가 밀레니얼, 즉 M세대로 분류되고 1990년대 중반부터 2010년대 초반까지 태어난 세대를 Z세대라 부른다. 젊고 역동적인 세대의 직원들이 많다 보니, 조직 역시 생동감 있고 변화에 유연하게 운영되는 편이다.

MZ세대는 생애주기에 걸쳐 다양한 사회적·기술적 변화를 겪으며 자라난 세대여서 그런지 새로운 트렌드에 매우 민감하다. 컴퓨터와 인터넷의 발전, 스마트폰과 SNS의 부흥에 힘입어 디지털 문화에 우월하다. 유명한 맛집에 가면 사진을 찍어 개인 SNS 계정에 업로드하고,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면서 다른 사람들과의 교류를 중시한다. 그 덕분에 나 역시 변화를 빨리 접할 수 있어 유행에 약간은 민감한 사람이 된 듯하다.

오늘날 더욱 치열해진 경쟁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해왔고 개인의 독창성을 중시하는 문화 때문일까. 문제가 발생하면 자신의 의견을 거침없이 개진하고 의문이 생길 땐 명백한 답을 얻을 때까지 끝까지 질문하는 특성도 있다. 1980년대 말 사회생활을 시작해 조직이 정하는 대로 따르기만 해온 세대인 내게는 낯선 광경이기도 한데, 그런 과정을 거쳐 결과적으로 다수의 권익이 증진되는 결론이 도출될 때면 이 세대의 힘이 바로 이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권익을 위해 치열하게 싸우면서도, 일단 공정하고 합의된 룰이 만들어지면 그 질서를 매우 중시한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기관장으로서 MZ세대와 함께 일하기 위해 어떤 리더십이 필요한지 많은 고민이 든다. MZ들은 무엇보다 투명한 소통을 중시하고, 자율성과 다양성에 높은 가치를 둔다. 이에 월 1회 팀별 점심 미팅을 하고 대화를 나누며 그들의 생각을 듣는다. 흔히 말하는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과 확실한 보상, 개인의 성장에 대한 지원을 추구하는 경향도 있다. 그에 따라 유연근무제를 시행해 워라밸을 추구하도록 돕고, 챗GPT와 어학 플랫폼 이용료를 지원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도록 지원한다. MZ와 동행하기 위한 고민과 노력이 조직을 더욱 성장시킬 것이라는 기대를 마음속으로 품어본다.

MZ들은 자신감 있게 목소리를 내고, 원하는 바를 쟁취하는 데 거침이 없다. 한편으론 조직을 위해 개인을 어느 정도 희생하는 것이 당연시됐던 과거 젊은 날의 내가 조금은 안쓰럽다는 생각도 든다. '요즘 젊은이들의 버릇'이 어쩌면 세상을 좀 더 살기 좋게 변화시키는 것은 아닐까?

[박인숙 한국규제과학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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