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은수의 책과 미래] 읽는 태도는 읽는 사람을 바꾼다

2024. 10. 18.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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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열흘도 되기 전에 한강 작품이 100만부 이상 팔렸다.

한 해 한 권 이상 책을 읽는 독자가 40%에 불과한 나라에서 그야말로 기록적 독서 열풍이 불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책을 읽는다는 것은 독자가 "하나의 세상을 만드는 일"이고 "페이지 너머에 존재하는 복잡한 앙상블"이며 "인쇄된 기호를 이야기로 변화시키는 마법"(보부아르)이다.

그들은 "진정으로 자신을 두렵게 만드는 책을 집어 들기를 거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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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태도는 읽는 사람을 바꾼다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열흘도 되기 전에 한강 작품이 100만부 이상 팔렸다. 서점에 하루 10만부씩 주문이 들어온다는 말을 들었다.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서 10위까지 모두 한강 작품으로 채워지기도 했다. 한 해 한 권 이상 책을 읽는 독자가 40%에 불과한 나라에서 그야말로 기록적 독서 열풍이 불고 있는 셈이다. 독서를 습관화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독서의 태도'에서 호주의 철학자 데이먼 영은 아무리 위대한 작가도 텍스트의 절반밖에 쓰지 못한다고 말한다. 독자가 없다면 어떤 책도 흑백의 글자가 가득 들어찬 네모난 사물일 뿐이다. 따라서 책을 읽는다는 것은 독자가 "하나의 세상을 만드는 일"이고 "페이지 너머에 존재하는 복잡한 앙상블"이며 "인쇄된 기호를 이야기로 변화시키는 마법"(보부아르)이다.

독서는 적극적·능동적·창조적 행위로, 어떤 태도로 무슨 책을 읽느냐에 따라서 그 가치가 완연히 달라진다. 이 때문에 저자는 독서를 작가의 자유와 독자의 자유가 만나는 일이라고 정의한다. 이 책은 두 자유의 만남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호기심, 인내, 용기, 긍지, 자제, 정의' 등으로 나누어 독서가 어떻게 인생을 바꾸는지 보여준다.

이 책에 따르면 독서는 단순히 지식과 정보의 획득 수단이 아니다. 책을 읽는 일은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고,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며, 자신을 탐구할 수 있게 해주는 중요한 과정"이다. 책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알려주는 도구이고, 우리를 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시키는 거울이며, 무엇보다 지금까지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던 다른 세상과 연결되는 방법인 까닭이다. 독자는 책을 읽지 않았다면 이해하기 힘든 방대한 사실들과 만날 수 있고, 자신이 안전한 현실을 택하고자 무시했던 모든 가능성을 들추어낼 수 있다. 따라서 좋은 책은 우리를 불편하게 한다.

이러한 책을 읽는 태도를 바꾸면 자연스레 우리 삶도 바뀐다. 어리석은 자는 너무 어렵다는 이유로, 또는 자기 생각과 다르다는 이유로 불편한 책을 외면한다. 이들은 용기 없는 겁쟁이다. 그들은 "진정으로 자신을 두렵게 만드는 책을 집어 들기를 거부"한다. 도피하는 것이다.

때로는 화를 내고 저자를 비난하기도 한다. 이런 태도는 나쁜 독서의 전형이다. 저자는 말한다. "잘 읽으려면 긍지를 품어야 한다. 오만이나 자만심이 아니라 작품에 경의를 표하는 겸손에 방해받지 않는 세심하고 비판적인 지적 능력이 필요하다." 비겁함과 비열함을 자랑하는 자들만이 불편한 작품 앞에서 온갖 패악질을 부리는 법이다.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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