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위기론, 지금 겪는 게 나아"…삼성전자, 지속가능성 투자

이병구 기자 2024. 10. 18.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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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기업을 10년 이상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지금 타이밍에 한번 (문제 해결을) 하고 가는 게 20년 뒤에는 손해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5년 뒤에 겪는 것보다는 지금 겪는 게 조금 나을 것입니다."

황경순 삼성전자 SAIT(구 삼성종합기술원) 부사장은 18일 학술대회 중에 진행된 '지속가능성을 위한 반도체 로드맵'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구글, 아마존 등 글로벌 테크 회사들이 온실가스를 줄이는 데 동참한다"며 "애플도 부품 회사에 탄소를 덜 쓰게 하는 등 공급망에 압박을 넣고 있고 삼성도 여기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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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 한국과학기자협회 제공

"1등 기업을 10년 이상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지금 타이밍에 한번 (문제 해결을) 하고 가는 게 20년 뒤에는 손해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5년 뒤에 겪는 것보다는 지금 겪는 게 조금 나을 것입니다."

18일 김지현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는 벡스코에서 16일부터 18일까지 열리는 '한국화학공학회 2024년도 가을 총회 및 국제 학술대회'에서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제기되는 한국의 '반도체 위기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김 교수는 반도체 전공정과 소재를 연구하는 과학자다. 그는 "반도체는 메모리와 파운드리 부분으로 나뉜다"며 "(삼성은) 메모리에서 1등 기업을 오랫동안 했으니까 1등 기업이 겪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진단했다. 1등 기업은 그다음을 누가 알려주지 않기 때문에 연구개발(R&D) 비용이 많이 든다는 설명이다.

그는 "파운드리 사업에서는 2등이니까 1등이 하지 않는 것을 해야 한다"며 "1등이 되기 위해서 높은 목표를 빠르게 잡았는데 그만큼 사람들이 기다려주지 않아서 내부적으로 빠듯하게 일을 하고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황경순 삼성전자 SAIT(구 삼성종합기술원) 부사장. 한국화학공학회 제공

황경순 삼성전자 SAIT(구 삼성종합기술원) 부사장은 18일 학술대회 중에 진행된 '지속가능성을 위한 반도체 로드맵'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구글, 아마존 등 글로벌 테크 회사들이 온실가스를 줄이는 데 동참한다"며 "애플도 부품 회사에 탄소를 덜 쓰게 하는 등 공급망에 압박을 넣고 있고 삼성도 여기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말했다. 세계적 트렌드인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식과 고민을 내비친 것이다.

반도체 공정, 특히 식각(etching) 공정에 쓰이는 불화온실가스(F-gas) 등 많은 가스는 대기 중으로 배출되면 지구온난화를 가속한다. 이산화탄소의 지구온난화 영향을 1이라고 하면 반도체 공정 가스는 1000, 10000에 달한다. 김지현 교수는 "공정이 복잡해지면서 가스를 한 번 쓰던 것을 수십번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 부사장은 "사업장 옥상에 온실가스 처리시설을 만들어서 지금은 95% 이상 제거하고 있다"며 "99%, 100%까지 가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가스를 플라즈마로 제거할 때 전력 소모가 크기 때문에 저전력 플라즈마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도 한 가지 방향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황 부사장은 대기오염 문제 해결을 위한 연구소로 신설되어 탄소중립, 친환경에너지 등으로 연구 범위가 확장된 SAIT 에어사이언스 리서치센터에서 센터장을 맡고 있다. 그는 "반도체 산업 발전이 지속되려면 공정기술, 소재기술, 디자인기술 등 여러 기술들이 되어야 하지만 새로운 기술을 개발할 때 미래세대의 자원을 가져다 쓰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강연에서는 반도체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온실가스 저감과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 폐기물 재활용 등 삼성전자의 다양한 노력도 소개됐다.

그는 "SAIT에서 탄소포집연구소를 반도체 업계 최초로 설립했다"며 탄소포집·활용 기술에 대해 물어보는 사람들에게 "어차피 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 경제성을 따질 게 아니라 대안기술이 있냐 없냐 그 관점에서 보셔야 한다고 말하고 다닌다"고 말했다. 또 에너지 효율이 높고 친환경적인 수소 에너지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며 고체산화물수전해(SOEC)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연구를 집중적으로 하고 있다고도 했다.

황 부사장은 "SAIT 에어사이언스 리서치센터가 친환경 기술 선도 연구센터로 도약해 삼성전자 DS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병구 기자 2bottle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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