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주년 경찰의 날’ 앞두고 뒤숭숭한 경찰

전현진 기자 2024. 10. 18.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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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개편안 반발, 기념식에 삭발 예고 등 폭풍전야
청장 탄핵 청원 5만명↑·압수품 횡령 비위 적발도
경찰로고. 경향신문 자료사진

‘제79주년 경찰의 날’을 앞두고 현직 경찰관들이 조직 개편 방안 등에 반발해 기념식 당일 삭발식을 감행하겠다고 예고하는 등 경찰 안팎으로 뒤숭숭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18일 전국경찰직장협의회(직협)는 오는 21일 ‘경찰의 날’ 기념식 당일 오후 2시부터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사 앞에서 ‘현장 경찰관에 대한 인권탄압 규탄 대회’를 연다고 밝혔다.

규탄대회에선 삭발식도 진행될 예정이다. 임원진과 회원 등 10명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규탄대회는 기동순찰대 신설, 중심지역관서 시행 등 경찰의 조직개편에 대한 반발 차원에서 추진됐다. 지난 11일 열린 국정감사에서 공개된 직협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경찰관 2657명 중 93.4%가 ‘조직개편에 불만족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경찰청은 최근 ‘지역관서 근무감독·관리체계 개선 대책’을 시행했는데 이에 대한 반발이 압도적인 것이다.

지난 8월 경남 하동에서 2급 지적장애를 앓고 있는 40대 여성이 실종 36시간 만에 진교파출소의 순찰차 뒷좌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해당 순찰차는 7차례(총 8시간) 순찰에 나섰어야 했는데 한 번도 운행 없이 정차되어 있었다고 한다. 이 사건을 계기로 경찰청은 2시간마다 순찰차의 위치와 정차 사유 등을 기록해 의무적으로 보고하도록 했다. 일부 경찰관들은 이런 조치가 업무 강도를 높이고 과도한 감시·통제가 이뤄져 ‘경찰관을 죽음으로 내몬다’다고 주장했다. 현직 경찰관이 사상 처음으로 경찰청장에 대한 탄핵을 요청하는 국회 ‘국민동의청원’이 등장하기도 했다. 지난 16일에 청원의 동의자가 일주일 만에 5만명을 넘어섰다.

조 청장은 이런 발발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지난 14일 열린 정례 기자회견에서 “순찰차는 말 그대로 순찰을 하는 자동차인데 두 시간 동안 전혀 움직이지 않고 한 장소에만 있어도 된다고 생각하는 국민이 얼마나 되겠냐”며 “근무시간만큼은 최선을 다해달라는 것이 국민적인 요구사항인데 ‘죽음으로 내몬다’고 하는 것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경찰의 날’을 앞둔 경찰의 걱정거리는 이뿐 아니다. 수사 과정에서 압수한 금품을 빼돌린 일선 경찰관의 비위 행위가 최근 연달아 적발돼 논란이 됐다. 서울 용산서 경찰관은 보이스피싱 범죄에서 압수한 3억원대의 금품을 빼돌린 혐의로 16일 긴급체포됐고, 지난 14일에는 강남서에서 현금 등 수억원대 압수물을 빼돌린 경찰관이 적발됐다. 국가수사본부는 18일부터 25일까지 8일간 압수물 관리 실태를 전수 점검하기로 했다.

전현진 기자 jjin2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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