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는 고갈되지만 교육은 영원하다” 인재 양성 올인하는 ‘이 나라’ [파일럿 Johan의 아라비안나이트]

2024. 10. 18.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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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에미리트(UAE)는 전체 인구 중 외국인의 비중이 90%에 이를 만큼 다국적 사회이지만, 이슬람 종교와 문화를 보전하고 비석유 산업을 육성하며 국가 발전에 필요한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교육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교육을 중요시하는 것은 성공한 나라의 특징이다. 아랍에미리트 역시 예외는 아니어서 교육을 ‘진정한 의미의 부’로 중시하고 석유 수출을 통해 축적된 부를 교육 부문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건국 100주년이 되는 2071년을 준비하기 위해 2017년에는 「UAE 100주년 2071(UAE Centennial 2071)」 비전을 수립하고, 미래지향적 교육의 중요성을 계속해서 강조하고 있다.

이번 화에서는 아랍에미리트가 인재를 얻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특히 교육 시스템의 개혁과 미래를 대비한 전략들을 중심으로 알아보자.

사진=DALL.E
“교육이 전부다”
아랍에미리트 정부는 2022년 교육 시스템 개혁 로드맵을 발표했다. 변화하는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인력을 육성하기 위해 교육 시스템의 혁신적 발전을 추구하기 위해서다. 학생의 성과 및 교육 과정의 효율성을 측정하기 위한 교육 인증청도 설립했다.

아랍에미리트의 기본 학제는 유치원, 초등(6~9세) 4년제, 중등(10~13세) 4년제, 고등학교(14~18세) 5년제, 대학교로 구성된다. 현지인이라면 남녀 모두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모든 교육이 무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심지어 해외 유학까지 정부에서 지원하고 있다.

이와 같은 아랍에미리트의 교육 중시정책은 자이드 초대 대통령의 안목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 그는 1950년대 최초로 서구식 학교를 설립하고 외국인 교사를 고용하는 등 개방적 정책을 실시했다. 이후 가난한 나라에 불과했던 아랍에미리트는 오늘날 중동에서 가장 선진적인 나라가 됐다.

자이드 전 대통령은 초등학교에서 고등학교에 이르기까지 수업료, 교과서, 피복, 식사 등을 무료로 제공했으며, 특히 남성과 여성을 분리한 캠퍼스를 개설하여 국내뿐 아니라 중동 각지의 여성들이 아랍에미리트에 유학 오는 것을 선호하게 만들었다.

아랍에미리트는 해마다 막대한 예산을 교육에 쓰고 있다. 이는 전체 연방 예산의 약 17~20%에 이른다. 그 결과 아랍에미리트의 기준 문맹률은 약 4%로 중동 지역 최저 수준이다. 초등학교의 교사 비율은 1:15로 최고 수준이며 고등학교까지 의무교육이다. 해외에서 대학을 진학할 경우에도 현지 교육비와 생활비를 보조하고 있다.

공립학교와 사립학교
아랍에미리트의 학교는 공립학교와 사립학교로 나뉜다. 사립학교의 경우 각 에미리트(토호국)별로 감독되며 모든 교육과정은 반드시 교육부로부터 학습 인가를 받아야 한다. 이슬람 교육, 사회학, 아랍어는 필수 과목으로 포함해야 하고 기본 학생 수와 학교 기본 면적 등의 관련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초등학교는 읽기와 수리 영역(수학), 과학, 영어 등이 공통 과목으로 포함된다.

초중고 커리큘럼을 보면 공립학교는 아랍에미리트 교육부(Ministry of Education, MOE) 표준 교육과정인 MOE 커리큘럼을 따르는데, 아랍어, 이슬람문화, 사회와 도덕, 영어, 수학, 체육과 건강이라는 여섯 개의 필수 과목과 생물, 화학, 물리학, 컴퓨터, 창의적 디자인과 혁신, 건강과학, 예술 등의 선택과목으로 이루어져 있다.

반면 사립학교는 다양한 세계 교육과정 중에서 선택·운영하는데 영국식, 미국식, 인도식 커리큘럼이 가장 보편적이나 파키스탄, 프랑스, 필리핀 등 전체 과정이 17개에 달하며 일부 사립학교는 MOE 커리큘럼을 따르기도 한다.

대학의 경우 눈에 띄는 사립과 공립 차이는 없다. 아랍에미리트 대학은 전체 학생 가운데 8%는 걸프 지역 학생, 7%는 기타 외국인 학생들에게 개방되어 있다. 다만 이슬람학과는 무슬림 학생에게만 허용된다.

하지만 파견으로 온 근로자와 그 가족 구성원들은 수 년간 거주하다가 다시 귀임하는 주거 특성상 사립학교에 진학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예를 들어 인도에서 온 주재원이면 인도식 커리큘럼을 따르는 사립 학교를 보내는 것이다. 아랍에미리트에 거주하는 한국인 가족들은 주로 영국이나 미국식 학제를 따르는 사립학교에 보내는 것이 보편적이다.

적극적인 해외 명문대 유치
아랍에미리트의 대학 시스템은 전반적으로 높은 성과를 보이는 편이다. 아랍에미리트에는 크게 UAE대학, 칼리파 공과대학 등 자체적으로 설립한 대학과 미국, 영국 등의 해외 명문대를 유치한 대학 분교들이 있다.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의 교육을 제공하는 이들 대학에서 학생들은 높은 수준의 학업 성취를 이루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우리가 알 만한 해외 대학들의 분교 참여가 활발하다는 것이다. 일찍이 아랍에미리트 정부가 해외 명문 대학들과 협약을 맺고 이를 적극적으로 유치한 결과다.

현재 아랍에미리트에는 미국 뉴욕대학교 아부다비(NYUAD), 프랑스 소르본대학교 아부다비(Sorbonne University Abu Dhabi), 영국 로체스터 공과대학교 두바이(RIT Dubai) 등이 설립돼 있다. 이들 대학은 다양한 학부 및 대학원 프로그램을 제공하여 글로벌 수준의 학문과 연구를 거두고 있다. 예컨대 뉴욕대 아부다비 캠퍼스의 경우 입학해서 졸업할 때까지 전액 장학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더 나아가 이들 명문 대학들은 최첨단 연구 시설과 세계적 수준의 교수진 채용에 대한 투자를 계속 하고 있다. 재생 에너지, 인공지능, 의료 등 분야가 현재 아랍에미리트에서 인재를 키우고자 하는 전략적 분야다. 대학진학을 꿈꾸는 학생들이 있다면 참고하자.

[원요환 UAE항공사 파일럿 (前매일경제 기자)]

john.won320@gmail.com

아랍 항공 전문가와 함께 중동으로 떠나시죠! 매일경제 기자출신으로 현재 중동 외항사 파일럿으로 일하고 있는 필자가 복잡하고 생소한 중동지역을 생생하고 쉽게 읽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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