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합참의 저작권 위반 지적에 “멍청하기 그지 없다” …‘적대적 두 국가’ 정당성 찾기?
그러나, 한국 매체들은 저작료 내고 북한 매체 이용
김여정 북한 조선노동당 부부장이 북한 매체가 남한 합동참모본부의 촬영 영상을 무단사용했다는 지적에 대해 “멍청하기 그지 없다”는 원색적인 비난을 18일 내놨다. 김 부부장이 합참을 겨냥한 비난을 내놓는 이유는 ‘적대적 두 국가’ 선언에 대한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김 부부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북한 매체가 지난 15일 경의선·동해선 폭파를 촬영한 합참의 영상을 도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합참의 발표에 대해 “(경의선·동해선 폭파가)무엇을 의미하는지, 눈썹에 얼마나 엄중한 안보위기가 매달렸는지 사태의 본질은 간데 없고, ‘사진 논란’을 불구는 행태가 진짜 멍청하기 그지 없다”고 밝혔다.
김 부부장은 북한 매체가 “미국 NBC 방송, 폭스뉴스, 영국 로이터통신과 같은 세계 각 언론이 보도한 동영상 중 한 장면을 사진으로 썼다”고 밝혔다. 하지만 외신이 보도한 동영상은 합참이 제공했다는 점에서, 결론적으로 합참의 동영상을 도용한 것을 시인한 셈이 됐다.
김 부부장은 오히려 한국 매체가 저작권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부부장은 “한국은 이때까지 우리의 소식을 보도할 때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사진들과 동영상들을 쓰지 않았는가”라며 “한국 언론이 그러한 자료들을 도용해서 보도할 때 무슨 국제법과 저작권 침해에 저촉되지 않아서 썼는가”라고 말했다.
김 부부장은 전날 합참이 평양에 출현한 무인기(드론)과 관련한 조사를 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것에 대해 “합동참모본부가 직분에도 맞지 않게 사진따위나 만지작거리면서 망신하지 말라”며 “중대주권침해도발사건에 대해서 제대로 조사규명하라”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 3·9·10일 평양에 무인기가 침투해 대북전단을 살포했다고 지난 11일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합참은 사실관계를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편 김 부부장의 주장과 달리, 한국 매체들은 저작권료를 내고 북한 매체 사진·동영상을 이용하고 있다. 김인애 통일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조선중앙통신 자료는 우리 언론사가 일본 중개인을 통해 저작료를 지불하고 합법적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부대변인은 “오히려 우리 저작물을 무단으로 사용하는 것은 북한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며, 북한은 베른협약(저작권 보호에 관한 기본 조약) 가입국으로서 책임있는 태도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성준 합참 공보실장도 이날 “김 부부장이 사소한 것까지 나서는 것을 보면 북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느낌”이라며 “한국 매체가 합법적으로 북한 매체의 사진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몰라서 그렇게 말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곽희양 기자 huiy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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