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잣집 도련님이 무리하게 일 벌여”… 은행계 금융사 꼬집은 NICE신평 본부장

권오은 기자 2024. 10. 18.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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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은행계 금융회사를 지켜보면 부잣집 도련님이 뒷감당을 걱정하지 않고 무리하게 일을 벌이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혁준 NICE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장은 최근 '은행계 금융회사는 보수적인가'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 본부장은 "투자에 실패해서 큰 손실이 나도 부유한 부모(은행)가 보전해 줄 것이란 믿음을 갖고 은행계 금융사가 위험도가 높은 사업을 서슴없이 확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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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은행계 금융회사를 지켜보면 부잣집 도련님이 뒷감당을 걱정하지 않고 무리하게 일을 벌이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혁준 NICE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장은 최근 ‘은행계 금융회사는 보수적인가’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 본부장은 “투자에 실패해서 큰 손실이 나도 부유한 부모(은행)가 보전해 줄 것이란 믿음을 갖고 은행계 금융사가 위험도가 높은 사업을 서슴없이 확대한다”고 했다.

일러스트=챗GPT 달리3

이 본부장은 은행계 금융사의 리스크 관리가 보수적이지 않은 사례를 열거했다. NICE신용평가가 2024년 하반기 증권업 신용등급 점검을 강화하기로 한 대형 증권사(자기자본 1~4조원) 5곳 중 3곳이 은행계 증권사다. 신용카드업계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듬해인 2009년부터 연체율 1%대를 유지해 왔는데, 올해 6월 말 기준 은행계 카드사 3곳만 연체율이 2%를 넘어섰다.

부동산신탁업계도 올해 상반기 순손실이 총 2468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는데 은행계 부동산신탁사 2곳이 각각 1751억원, 1058억원의 순손실을 낸 영향이 컸다. 지난해 기준 저축은행업계 전체 평균 총자산순이익률(ROA)이 -0.4%였던 것과 달리 은행계 저축은행 7곳은 -1.6%로 더 저조했다.

이 본부장은 “최근 수년간 은행의 실적이 계속 좋아지는 과정에서 은행계 금융회사는 고위험 사업을 크게 확대했다”며 “은행이라는 든든한 뒷배가 버티고 있음을 믿고 그렇게 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상황이 달라졌다는 게 이 본부장의 설명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에 나선 데 이어 한국은행도 이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렸다. 금리 인하기에 들어선 것이다.

이 본부장은 “국내 은행은 이익의 90% 내외가 이자 이익으로 구성돼 있어 금리 변동에 매우 민감한 수익 구조로 돼 있다”며 “금리 상승기에는 순이자마진(NIM)이 확대돼 은행의 이익이 증가하지만, 금리 하락기에는 NIM이 축소되면서 은행의 이익도 감소한다”고 했다.

이어 “기준금리를 인하한다는 것은 경기가 좋지 않아 부양이 필요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며 “경기가 부진하면 연체율이 상승하고 대손비용이 증가해 은행은 더 어려워진다”고 했다.

이 본부장은 은행계 금융사가 앞으로 은행의 재무적 지원능력이 약화할 수 있음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은행계 증권사는 은행 지원 없이도 스스로 생존할 수 있는 능력과 리스크 관리 시스템을 갖춰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도와줄 재력가 부모가 없기에 더 절박하고 치열하게 리스크 관리를 해왔던 비은행계 금융사를 벤치마킹할 필요도 있다”며 “어쩌면 진정한 실력자는 그들이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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