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불기소' 검찰에… 임은정 "권력자 편드는 '관선 변호사' 아직도 있나"

이현주 2024. 10. 18.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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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를 불기소 처분하자, 임은정 대전지검 부장검사가 '관선 변호사'라는 옛 검찰 은어를 꺼내들었다.

그러면서 "(김 여사) 디올백 (수수) 사건이나 도이치모터스 사건을 가리키며, 검찰이 깨끗해져 이제 '관선 변호사'가 없어졌다고 할 수 있느냐, 이래도 '유권무죄'(권력이 있으면 무죄)가 아니냐고 힐난한다면, 저는 할 말이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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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이치모터스 사건 김건희 여사 불기소 비판
권력자 편드는 검찰 상부 '관선 변호사' 빗대
"살아 있는 체도 안 해...죽은 검사들의 사회"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 모터스 시세 조종 가담 의혹 수사결과가 발표된 1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검찰기가 걸려 있다. 최주연 기자
"검찰이 깨끗해져 이제 '관선변호사'가 없어졌다고 할 수 있느냐, 저는 할 말이 없다"
임은정 대전지검 부장검사

검찰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를 불기소 처분하자, 임은정 대전지검 부장검사가 '관선 변호사'라는 옛 검찰 은어를 꺼내들었다. 도이치모터스 사건을 수사한 검찰이 마치 김 여사의 변호사처럼 사건을 종결시켰다고 비판한 것이다.

임 부장검사는 검찰 처분이 발표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검찰) 결재 라인 간부들이 사건 당사자의 변호인처럼 일방적으로 한쪽을 편들 때, 검사들은 국선 변호인에 빗대어 그들을 '관선 변호사'라 불렀다"고 설명했다.

검찰 내 성추행 의혹 사건과 관련 서지현 검사의 성추행 피해를 검찰 간부가 은폐했다는 의혹 등을 공론화한 임은정 검사가 2018년 2월 6일 오전 서울 송파구 동부지검에 참고인 진술을 위해 출두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이어 임 부장검사는 이 같은 관선 변호사가 검찰에 등장하는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소위 '센 검찰 전관'이 변호인일 때, 또는 사건 당사자의 사위나 조카사위 등 친인척이 권력자일 때 결재 라인 간부들이 홀연 '관선 변호사'화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여사) 디올백 (수수) 사건이나 도이치모터스 사건을 가리키며, 검찰이 깨끗해져 이제 '관선 변호사'가 없어졌다고 할 수 있느냐, 이래도 '유권무죄'(권력이 있으면 무죄)가 아니냐고 힐난한다면, 저는 할 말이 없다"고 비판했다.

검찰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연루된 김 여사를 무혐의 처분하면서 주가조작의 공범은 물론, 방조범으로도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김 여사가 다른 사건 공범들과 달리 주식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일반 투자자'라고 판단했다. △주포(총괄기획자)와의 직접 소통 물증이 없고 △주식거래에 대한 지식도 부족하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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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원 서울중앙지검 4차장이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시세 조종 가담 의혹 사건 관련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같은 결론을 두고 임 부장검사는 "죽은 검사들의 사회"라며 직격했다. 그는 "검찰권이 법을 어긴 사람들을 향하는 것이 아니라 검찰에 찍힌 사람들을 향하는 게 검찰의, 대한민국의 참담한 현실"이라고 했다. 이어 "살아 있는 체하던 검찰이 살아 있는 체할 성의와 염치조차 잃은 듯한 죽은 검사들의 사회"라고 꼬집었다.

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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