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밭춘추] 행복하게 사는 사람

류인걸 작가

사람들은 누구나 행복하게 살고 싶어 한다. 백수를 넘긴다 해도 행복하지 않으면 삶의 의미가 없다. 많은 사람들은 행복의 요건으론 불로불사(不老不死)와 재물을 열망한다. 그러나 만리장성을 쌓은 시황제도 불로초를 찾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지만 비참한 결과를 빚었고, 막대한 재산을 쌓았지만 불행했던 발명가나 사업가들을 봐도 재물이 행복의 필요조건은 될지언정 충분조건은 아닌 것 같다. 유럽을 제패한 나폴레옹은 '내 생애 행복한 날은 엿새밖에 없었다'고 했지만 헬렌 켈러는 '살면서 행복하지 않은 날은 단 하루도 없었다'고 고백한 걸 보면 행복은 외부 조건보다 내부 조건이 더 중요한 것 같다.

어떻게 사는 것이 행복하게 사는 것일까? 어리석은 자는 멀리서 행복을 찾고 현명한 자는 자신의 발치에서 행복을 키워간다는 말이 있다. 탐욕과 행복은 한 번도 얼굴을 마주한 적이 없다는 아라비아 속담처럼 아무짝에도 쓸데없는 욕심이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지 못하게 막아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쫓아내는 건 아닌지 모른다. 마음의 눈이 닫혀 있고 자신을 억누르고 있는 탐욕 때문에 느낄 수 없는 것이 아닌지도 생각해 보자. 내 안에 있는 이기심과 교만을 버려야 내 안에서 행복이 이뤄질 수 있다. 행복은 꽃향기 가득한 내 마음 안에서만 자라기 때문이다.

행복하게 사는 사람은 자신에게 주어진 하루를 열심히 사는 사람이다. 인생은 영원을 향해 가는 긴 여정이며 하루는 이 여정의 한 단계다. 하루 속에는 일생 동안 반복되는 일들로 채워져 있고, 그 속에 나의 꿈과 행복도 들어있다. 행복하기 위해서 많은 조건이 필요한 건 아니다. 하루를 충실히 살며 1%만 더 가지면 된다. 그 1%는 좋은 사람과의 만남, 낙엽이 흩날리는 벤치에 앉아 마시는 한잔의 커피, 잔잔한 그리움, 기도할 때의 평화 같은 일상 속의 감정들이 행복을 더욱 달콤하게 만들어 준다. 이렇게 날마다 열심히, 행복하게 살면 평생을 행복하게 사는 사람이 된다. 류인걸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