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차 줄 세운 현대모비스… "전동화로 EU공략"

박찬규 기자 2024. 10. 18. 0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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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열 현대모비스 글로벌영업1실 상무, 이형근 EU 글로벌영업실장 한국자동차기자협회와 인터뷰
현대모비스는 2024 파리모터쇼에서 프라이빗 부스를 운영하며 글로벌 완성차 대상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사진=한국자동차기자협회
현대모비스가 유럽시장 공략에 자신감을 보였다. 전기동력화 추세에 가격과 품질 경쟁력을 앞세워 현지 업체와 맞붙고 중국 업체를 따돌리겠다는 것. 무엇보다 현대차와 기아와 거리를 두기 위해 유럽시장 공략을 본격화한 것인데 정작 두 회사의 전기차가 입소문을 타며 현대모비스의 실력도 다시 평가받는 상황이다.

지난 16일(현지시각) '2024 파리모터쇼' 현장에서 양승열 현대모비스 글로벌영업1실 상무, 이형근 EU 글로벌영업실장이 한국자동차기자협회(KAJA)와 인터뷰를 가졌다.

현대모비스가 올해 파리모터쇼에 참여한 이유는 프랑스의 르노와 푸조-시트로엥 등을 비롯한 유럽의 주요 제조사를 공략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12조원에 이르는 해외 수주 실적을 달성한 만큼 세계 3대 자동차 시장이면서 품질 요구 조건이 까다로운 유럽에서 수주를 확대하려는 것이다.

양승열 현대모비스 글로벌영업1실 상무는 "2009년부터 수출 아이템이 늘면서 본격적으로 글로벌화를 추진했다"며 "최근 유럽에서 상당히 많은 수주를 추진하고 있고 지난 2년 동안 글로벌 톱 제조사를 상대로 본격적인 영업 활동을 해왔다"고 말했다. "파리모터쇼에서 스텔란티스(푸조-시트로엥), 르노 등을 대상으로 영업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럽시장을 꾸준히 공략한 결과도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특히 전동화 부품에서 글로벌 제조사들의 러브콜이 이어지는 상황. 현대모비스는 그동안 스텔란티스와 르노 등을 대상으로 파리 등에서 단독 테크쇼를 통해 현지 영업을 강화해 왔고 파리모터쇼 참가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형근 EU 글로벌영업실장은 "폭스바겐 전기차용 배터리시스템(BSA)이 최근 수주 실적인데 수조원대 규모"라며 "납품을 위해 폭스바겐 스페인 공장이 있는 나바라 지역에 현지 공장을 건설하고 있고 2026년 양산 시작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셀을 폭스바겐측이 제공하면 현대모비스가 공장에서 BSA를 더해 패키징을 하는 형태다.

유럽의 자동차 제조사들이 가장 관심을 보인 건 단연 전동화 관련 기술이다. 현대모비스가 선보인 기술은 전동화와 자율주행, IVI(자동차용 인포테인먼트시스템), 램프 등의 분야에서 총 10종으로 차세대 전기차 구동시스템(PE시스템)과 배터리시스템(BSA), 전장 SW 플랫폼과 투명 디스플레이, 차세대 샤시 시스템(XBW:X-by-Wire) 등이 대표적이다.

현대모비스 이형근 EU 글로벌영업실장(사진 왼쪽), 양승열 글로벌영업1실 상무 /사진=한국자동차기자협회
양승열 상무는 "이번에 우리가 출품한 10개 아이템은 모두 전동화를 위한 제품"이라며 "유럽의 제조사들은 전기차에 꼭 필요한 전자 드라이브 유닛(EDU·엔진과 변속기 등을 대체하는 부분)에 관심이 있고 다음으로는 조향이나 램프도 관심이 많다"고 했다.

파리모터쇼에서의 부스 운영은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다. 양 상무는 "유럽 대부분의 메이커는 부스를 다녀갔는데 우리의 가장 큰 고객 중 하나인 스텔란티스, 르노에서도 오셨고 이들과 정기적으로 많은 교류를 하고 있다"며 "그런 것들이 많이 도움이 됐고 유럽의 많은 메이커들이 부스를 다녀갔다"고 언급했다.

현재 유럽은 중국산 전기차에 고율의 관세 부과를 선언하는 등 집중 견제를 이어가는 중이지만 중국 전기차회사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모터쇼에 대거 참가하며 세력을 과시했다. 무엇보다 일반적인 자동차 부품은 경쟁력이 떨어지지만 전동화 부품은 중국 정부의 국책과재로 품질을 끌어올린 탓에 빠르게 품질이 향상됐다.

현대모비스는 이를 어떻게 바라볼까. 양 상무는 "저희가 사업하는 아이템을 가진 회사들은 다 경쟁사인데 브레이크 제품의 경우 보쉬나 콘티넨탈이고 램프 등은 발레오가 경쟁사"라며 "최근에는 중국 회사들이 공격적으로 제품을 내놓고 있고 전기차에 들어가는 EDU나 지능형 콘트롤 유닛(ICU) 등 반드시 전기차에 들어가는 부품 같은 분야에서 중국은 아주 큰 경쟁자"라고 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저희 제품의 품질과 완성도 등이 중국에 비해 더 높고 기술력으로 봤을 때 중국 업체들에 비해 좀 더 앞서가는 게 사실이어서 이런 강점이 유럽 등 해외 시장 수주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 실장은 "내부 평가외 고객사들의 평가도 있다"며 "해외 다른 완성차 제조사가 현대기아차를 벤치마킹 해보니까 현대차의 주요 부품이 현대모비스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거들었다.
슬로박 노바키 PE시스템 공장 조감도 /사진=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는 이 같은 상황을 활용, 해외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양 상무는 "유럽 시장의 점유율은 이제 시작이라고 보면 된다"며 "과거 배터리 기업들이 갑작스럽게 점유율이 급증하는 시대가 있었는데 우리도 전동화 준비를 꾸준히 해왔고 급격히 점유율이 상승하는 업사이클 시기가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제품마다 차이가 있지만, 제동 분야의 경우 글로벌 탑3를 목표로 하고 있고 저희는 그 시점이 빨리 올 수 있도록 영업, 연구활동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이번 파리모터쇼에서 현대모비스는 사전 초청된 고객사를 대상으로 '프라이빗 부스'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슬로바키아 노바키 지역에 전기차 핵심 부품인 PE시스템 신공장 구축과 기존 질리나 공장 내 전기차용 제동시스템 등을 생산하는 공장 신축을 위해 슬로바키아 정부와 투자 협약을 체결했다. 회사는 현재 체코에서 배터리시스템(BSA)을 생산 중이며, 스페인에는 폭스바겐 공급을 위해 배터리시스템 공장을 짓고 있다. 이번 슬로바키아 노바키 공장은 전동화 분야 또다른 핵심 부품인 PE시스템을 생산하기 위한 유럽 첫 생산 거점이다. PE(Power Electric)시스템은 전기모터와 인버터, 감속기가 통합된 전동화 구동 장치다.

박찬규 기자 sta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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