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강남·노진혁·한현희에 170억 쓰고 7위 또 7위...롯데, 구승민-김원중 'FA 듀오' 단속에 얼마나 쓸까

오상진 2024. 10. 18. 05:5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스포탈코리아] 오상진 기자= 화끈한 투자가 결과로 이어지지 않았다면 또 한 번 지갑을 여는 것이 쉽지 않다. 롯데 자이언츠가 올 겨울 FA 시장에 나서는 구승민(34)과 김원중(31) '구원 듀오'를 잡기 위해 과연 얼마나 투자를 할 수 있을까.

2018년부터 7위-10위-7위-8위-8위에 머물며 새로운 암흑기에 접어든 롯데는 2022시즌을 마치고 FA 시장에서 과감하게 선수를 쓸어 담았다. 포수와 유격수 포지션의 약점을 메우기 위해 포수 유강남과 4년 총액 80억 원, 유격수 노진혁과 4년 총액 50억 원의 FA 계약을 맺었다. 이어 선발과 불펜을 모두 경험한 사이드암 투수 한현희를 3+1년 총액 40억 원에 영입했다. 3명의 계약 규모만 합하면 총액 170억 원에 달하는 과감한 투자였다.

하지만 투자가 결실을 보지는 못했다. 3명의 FA 선수를 영입하고도 롯데는 2023년 7위로 전 시즌보다 순위를 한 단계 높이는 데 그쳤다.

2024년은 더욱 심각했다. 명장 김태형 감독까지 영입해 하위권 탈출을 노렸지만, 팀의 핵심이 돼야 할 FA 3인방의 활약은 찾아볼 수 없었다.

'80억 포수' 유강남은 시즌 초반 부진의 늪에서 허덕이다 지난 6월 무릎 부상으로 시즌을 조기에 마감했다. 최종 성적은 51경기 타율 0.191 5홈런 20타점 OPS 0.599로 팀에 전혀 보탬이 되지 못했다.

'50억 유격수' 노진혁은 2군에 머무는 시간이 길었고, 결국 올 시즌 73경기 타율 0.217 2홈런 13타점 OPS 0.604의 초라한 성적을 남겼다. 그나마 '40억 투수' 한현희가 불펜과 선발을 오가며 57경기 5승 3패 8홀드 평균자책점 5.19로 롯데 투수진에 힘을 보탰지만, 그마저도 몸값을 고려하면 아쉬움이 남았다.


FA 시장에서 170억 원을 쓰고도 2년 연속 7위에 머문 롯데는 이번 겨울 내부 FA를 2명이나 단속해야 한다. 그것도 불펜의 핵심 자원인 셋업맨과 마무리 투수다.

두 선수는 FA를 앞두고 나란히 부진했다. 구승민은 4월까지 평균자책점이 무려 21.94에 머물 정도로 감을 잡지 못했다. 5월부터 서서히 살아났지만, 시즌 막판에는 다시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시즌 최종 성적은 66경기 5승 3패 13홀드 평균자책점 4.84를 기록했다. 최근 5시즌 중 가장 높은 평균자책점, 가장 적은 홀드 수였다. 연속 20홀드 기록도 4시즌(2020~2023)에서 마감해야 했다.

김원중 역시 안정감이 부족했다. 56경기 3승 6패 25세이브 평균자책점 3.55로 기록만 봤을 때는 무난해 보였으나 세부 지표를 보면 마무리로서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전반기 30경기 3패 16세이브 평균자책점 2.41로 준수했지만, 후반기 26경기 3승 3패 9세이브 평균자책점 4.85로 갈수록 성적이 나빠졌다.

6번의 블론 세이브는 리그 공동 5위이자 3번째로 많은 횟수였다. 세이브 성공률도 최근 4시즌 중 가장 낮은 78.1%였다. 9이닝당 볼넷(BB/9) 역시 4.41개로 마무리 전환 후 가장 높았고, 9이닝당 탈삼진(9.66개)은 2022년(12.56개)과 2023년(11.59개)에 비하면 크게 하락했다.

FA 몸값은 시장의 상황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다가올 FA 시장에서 구승민과 김원중을 영입하기 위해 적극적인 액션을 취할만한 구단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대부분의 구단은 확실한 마무리 투수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통산 132세이브를 기록한 김원중이라고 해도 시장에서 흥미를 유발하기는 쉽지 않다. 구승민 역시 30대 중반에 접어드는 불펜 자원이라 선뜻 지갑을 열기에는 위험 부담이 따른다.

다만 롯데도 두 선수가 FA로 이적해버리면 마땅한 대안이 없다. 롯데는 오랜 시간 불펜 불안으로 고생을 경험한 팀이다. 구단 역사상 가장 많은 홀드(121홀드)를 기록한 구승민, 가장 많은 세이브(132세이브)를 기록한 김원중이 그나마 최근 몇 시즌 꾸준하게 뒷문을 지켜줬다. 올 시즌 역시 불펜 평균자책점 5.34로 리그 8위에 머문 롯데는 '구원 듀오'마저 이탈하면 당장 빈자리를 대체할 자원을 찾기 어렵다.

2년 전 FA 시장에서 큰돈을 투자하고도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한 롯데는 또다시 지갑을 화끈하게 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과연 '구원 듀오'에게 롯데가 어느 정도 적정가를 정해놓고 협상에 나설지 지켜볼 일이다.

사진=OSEN, 롯데 자이언츠 제공
취재문의 sportal@sportalkorea.co.kr | Copyright ⓒ 스포탈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포탈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