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포커스] 김정은 사무실 바로 위에 무인기 떴는데…능력 안 되는 북한

안정식 북한전문기자 2024. 10. 18.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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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부터 북한이 평양 상공에 남한 무인기가 침투했다고 하면서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습니다.

외무성 중대 성명, 연이은 김여정의 담화, 국방성 대변인 담화 등을 통해서 당장이라도 전쟁을 할 것처럼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는데요.

여기에 대해서 우리 군 당국은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니까 현재 상태로는 북한에 출현했다는 무인기가 남한 당국이 보낸 건지, 민간이 보낸 건지, 북한의 자작극인지 확인하기가 어려운 상황인데요.

여기서는 북한 주장이 사실이라는 걸 전제로 해서, 북한의 방공망이 얼마나 허술했는지를 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북한이 이번에 남한 무인기가 침투했다고 하면서 몇 장의 사진들을 공개했는데요.

그중에 한 사진을 보면 아랫부분에 이렇게 쓰여 있습니다.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 상공에 출현한 적 무인기' 이렇게 쓰여 있는데요.

당중앙위원회 본부청사가 어떤 건물이냐면 김정은 사무실이 있는 3층짜리 건물입니다.

그러니까 김정은이 일하고 있는 건물 바로 위까지 남한 무인기가 침투했다는 건데, 사실 2022년 12월에 북한 무인기가 용산 대통령실 부근까지 내려왔다고 해서 우리도 난리가 났던 적이 있습니다.

이 비슷한 일이 지금 북한에서도 벌어졌다는 얘기인데, 그런데 이제 북한에서 김정은이라는 인물은 굉장히 좀 특이한 존재잖아요.

최고 존엄이다, 거의 신적인 존재인데 이 신이 일하는 사무실 위까지 남한 무인기가 침투했다, 북한으로서는 거의 뒤집어질 만한 일이 발생을 한 겁니다.

여기에다가 좀 더 살펴보면은요.

휴전선에서 평양까지 거리가 한 140km 정도 됩니다.

그러면 남한 무인기가 평양까지 갔다고 하면, 무인기가 140km를 날아갔는데 북한이 몰랐다는 얘기예요.

혹시 무인기가 서해에서 왔다고 그러더라도 북한 내륙으로 가서 어쨌든 수십 km를 가는 동안 북한이 몰랐다는 얘기입니다.

북한 방공망이 얼마나 허술한지 알 수 있는 대목이고요.

또 한 가지 북한이 남한 무인기가 평양에 침투했다고 한 날짜가 3일, 9일, 10일입니다.

그런데 이 중간인 7일 날 무슨 일이 있었냐면, 김정은이 국방종합대학을 방문해서 대한민국을 공격할 의사가 전혀 없다고 말을 합니다.


[조선중앙TV (지난 7일, 김정은 연설) : 우리는 솔직히 대한민국을 공격할 의사가 전혀 없습니다. 남녘 해방이라는 소리도 많이 했고 무력통일이라는 말도 했지만 지금은 전혀 이에 관심이 없으며….]

3일 남한 무인기가 침투했다고 했는데, 7일 날 김정은이 공격 의사가 전혀 없다라는 말을 했다.

이거 좀 이상하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이거는 이렇게 봐야 될 것 같아요.

김정은이 7일 날 공격 의사가 전혀 없다는 말을 할 때까지만 해도, 북한이 남한 무인기가 침투했다는 사실을 몰랐던 겁니다.

북한이 무인기에 대해서 본격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게 11일부터인데요.

그러니까 아마도 9일, 10일날 침투한 무인기를 뒤늦게 알고, 방공 감시 장비를 되돌려보다 보니까 3일날 무인기가 침투한 거를 더 늦게 알았던 것 같습니다.

이 얘기는 뭐냐?

김정은 집무실 위에 무인기가 침투한 것도 문제지만, 그전에 무인기가 왔는지 갔는지도 모르고 있었다는 겁니다.

평양의 방공망이 어떤 수준인지 여실히 드러난 대목이라고 볼 수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살펴볼 부분은요.

북한이 남한 무인기가 평양에 침투했다고 하면서도 아직까지 확실한 증거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사실 간단히 얘기하면 그냥 남한 무인기라는 물체를 공개를 하면 가장 확실하고 간단합니다.

그런데 이거를 공개하지 못하고 있다는 거는 북한이 무인기를 사진으로 촬영은 했는데 그걸 격추하거나 기타 다른 방식으로 수거하지 못했다는 겁니다.

이 얘기는 무슨 뜻이겠습니까?

북한의 방공 감시 장비도 문제지만, 대응하는 수준에도 거의 문제가 엄청 많았다라는 얘기입니다.

다만 김여정이 15일 담화에서 한국 군부가 주범이라는 명백한 증거를 확보했다고 한 만큼 앞으로 어떤 증거를 내놓을지 지켜볼 부분이 있기는 합니다.

김정은 사무실 바로 위까지 남한 무인기가 침투를 했다라면, 김정은이 굉장히 화를 냈겠죠.

다시는 이런 일 없도록 해라 이렇게 지시를 했을 텐데, 북한 군부 입장에서는 현재 이걸 제대로 감시할 능력도 없고 막을 능력도 없습니다.

그렇다면 이 사태가 재발하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요?

결국 말로 하는 위협을 통해서 무인기의 침투 재발을 막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지난 일주일 동안 있었던 북한의 위협은 북한 나름으로 이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 이렇게 볼 수 있는 측면이 있고요.

북한 내부적으로는 이번 사태를 통해서 자신들의 군사적 능력에 대해서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을 것 같습니다.

(영상편집 : 김종미)

안정식 북한전문기자 cs7922@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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