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金 여사 문제 검찰 떠나 정치로, 결국 국민이 결정
검찰은 17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김건희 여사를 재판에 넘기지 않기로 했다. 검찰은 김 여사 명의의 계좌 3개가 주가조작에 이용된 것은 맞지만 김 여사가 주가조작 세력과 공모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계좌를 일임받은 인물들도 검찰에서 “김 여사에게 시세조종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이 사건은 2020년 4월, 문재인 정권이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을 겨냥해 시작한 수사였다. 당시에도 1년 반 넘게 수사를 했지만 김 여사 관여 여부를 입증 못 했다. 결혼 이전의 일이라 ‘권력형 비리’가 아닌데도 검찰은 문 정권 때를 지나 정권 교체가 된 이후까지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 김 여사에 대한 ‘비공개’ 출장 조사로 의혹만 키웠다. 김 여사 대면 조사를 주장했던 서울중앙지검장이 교체되는 일도 있었다.
최근에는 주가조작 관련자가 도피 중이던 2021년 10월 공범에게 “잡힌 사람들은 구속 기소될 텐데 김 여사만 빠지고 우리만 잡혀가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편지를 보낸 사실도 공개됐다. 이런 논란에도 검찰은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수사심의위원회의의 판단을 구하는 대신 ‘내부 토론’만으로 무혐의 결론을 내렸다. 법리 문제와 별개로 검찰의 이 결론을 납득할 국민은 많지 않을 것이다.
검찰이 명품 가방 사건에 이어 주가조작 연루 의혹도 김 여사에게 혐의 없다는 결론을 내리자 민주당은 “검찰에 수사 의지가 없다는 점이 확인됐다”며 세 번째 김 여사 특검법을 발의했다. 원래 주가조작과 명품 가방 의혹 중심이던 특검에는 최근 불거진 총선 개입 의혹을 합쳐 모두 13개 혐의가 들어갔다.
모든 문제는 윤 대통령 부부가 자초한 것이다. 김 여사가 대선 때 국민 앞에서 약속한 대로 내조에만 충실했다면 애초에 아무 일도 없었을 것이다. 윤 대통령은 김 여사가 일으키는 문제를 무조건 감싸고 옹호하다 민심을 잃었다. 이는 총선 참패로 이어져 이제는 국정 동력 자체를 상실한 상황이다.
검찰의 잇단 무혐의 결론은 의혹의 종결이 아니라 야당의 특검 공세 시발점이 됐다. 문제가 검찰을 떠나 정치로 넘어온 것이다. 이미 4명의 국민의힘 의원이 대통령 거부권에서 이탈했고 이 숫자는 앞으로 더 커질 수 있다. 당장 다음 주로 예정된 윤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의 회동에서도 김 여사 문제가 주요 쟁점이 될 것이다.
지금 국민의힘은 김 여사의 대외 활동 중단과 대통령실의 김 여사 라인 정리를 공개 요구하고 있다. 이 두 가지 요구는 김 여사가 대선 당시 국민에게 약속했던 것과 같은 내용이다. 그 약속부터 지키는 것이 옳다. 김 여사 문제의 향방은 이제 국민이 결정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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