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유원의 어쩌다 마주친 문장] [1] 목성으로 날아간 詩
황유원 시인·번역가 2024. 10. 17. 23:50
“오 두 번째 달이여, 우리 또한 물로,
손짓하는 광활한 바다로 이루어져 있다.”
-에이다 리몬의 시 ‘신비를 찬양하며: 유로파를 위한 시’ 중에서
지난 15일 ‘두 번째 달’인 목성의 위성 유로파에 생명체가 있는지 탐사하기 위해 미 항공우주국이 ‘유로파 클리퍼’를 발사했다. 미국의 계관시인이 쓴 저 시를 금속 표면에 새긴 채. 지구에서 목성 궤도까지 날아가는 시라니, 시로서는 ‘광활한’ 여행이 아닐 수 없다. 원래 발사 예정일이던 10일, 또 다른 놀라운 소식이 세계로 퍼져 나갔다. 한강이 노벨 문학상을 받은 것이다. 덕분에 앞으로 다른 한국 작가도 전 세계에서 더 많은 관심을 받게 될 테니, 한국 문학으로서도 ‘광활한’ 여행이 아닐 수 없다. 그러고 보면 사실 모든 문장은 여행하는 문장이다. 역시 여행자인 우리는 때로 그런 문장과 ‘어쩌다’ 만나 인생길을 함께한다. 마치 처음부터 한 몸이었던 것처럼.
△매일 조선일보에 실린 칼럼 5개가 담긴 뉴스레터를 받아보세요. 세상에 대한 통찰을 얻을 수 있습니다. 구독하기 ☞ 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91170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조선일보에서 직접 확인하세요. 해당 언론사로 이동합니다.
- 황인범 페예노르트 UCL 2연승... 김민재 뮌헨은 바르사에 1대4 대패
- 3분기 경제성장률 0.1%, 예상치 밑돌아... 수출·내수 모두 부진
- [속보]SK하이닉스, 3분기 영업익 7조300억원... 역대 최대 실적 갱신
- 챗GPT 통합한 시리 온다...애플 인텔리전스 베타 버전에 포함
- ‘디캐프리오 닮은꼴’ 러시아 男 모델, 살쪄서 일 끊기자 전쟁터로
- 박스만 입고 거리 활보…이 여성, 마약 구매 혐의로도 재판행
- [Minute to Read] Hyundai’s landmark IPO in India raises $3.3B, plans EV and export growth
- 제주기업 ‘성장 사다리’ 타고 매출·고용 한단계 ‘UP’
- 강동원 “첫 등장신 감정 쏟아부었다”…새얼굴 보여준 ‘전란’
- 금리 내리면 오른다더니, ‘이것’ 수익률 마이너스 추락한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