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 육각형 코미디는 뭐란 말인가? '코미디 리벤지'

넷플릭스(Netflix) 예능 '코미디 리벤지'가 15일 오후 공개되었다.

'코미디 로얄' 우승팀 이경규팀이 판을 깔고 K-코미디 대표주자들이 각잡고 웃음 터뜨리는 코미디 컴피티션 '코미디 리벤지'. 22명의 코미디언들이 챔피언 자리를 놓고 벌이는 경쟁에 이경규, 문세윤, 박나래, 이용진, 이진호, 황제성, 김경욱, 김용명, 이상준, 신기루, 임우일, 곽범, 이창호, 이선민, 조훈, 신규진, 김해준, 이재율, 엄지윤, 박세미, 김지유, 송하빈이 참여했다.

프로그램의 공개 직전 터진 이진호의 불법 도박 논란에 한차례 분위기가 싸해지긴 했지만 논란의 이진호 분량은 편집되지 않는다고 넷플릭스는 밝혔고, 과연 불법도박을 하고 동료 연예인들의 손을 수억씩 빌린 이진호의 코미디를 보며 웃을 수 있을 것인지 또 하나의 관전포인트가 추가되었다.

지난시즌에 승리한 이경규팀(이경규, 이창호, 엄지윤, 조훈)은 우승 특전이었던 넷플릭스 단독쇼를 포기하고 후배들을 위한 더 큰 판을 펼치겠다며 '코미디 리벤지'로 돌아왔다. '코미디 로얄'이 남긴 건 #로스팅의 높은 허들 #메타코미디의 폭망 #원숭이 교미가 개그냐 #이경규의 저력이었다. 호감보다는 비호를 더 많이 남기고 공개 3일째 한국 1위를 차지하는 소소한 성과만 남긴 전 시즌이었다.

K-코미디의 저력을 보여주겠다며 이번엔 이경규가 기획에 참여했고 원숭이로 폭망했던 곽범, 이선민, 이재율은 설욕전을 하겠다며 그 누구보다 열심히 준비를 해 왔다. 다행히 제 2의 원숭이 사태는 없었고 전 시즌과 달리 오로지 코미디를 업으로 하고 있는 출연진들만 섭외, 여성 출연진도 대폭 늘어 다양성을 갖췄다. 후배들이 코미디를 하는 동안 코미디 대부 이경규는 이런 코미디를 할때는 어떤게 핵심인지, 뭘 살렸으며 어떤걸 못 살렸는지를 꼼꼼하게 코멘트를 해줬다. 그 덕에 로스팅은 어때야 하는 거구나를 이번 시즌을 통해서 알게되는 장점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스팅은 참 쉽지 않은 코미디 장르같다. 웃어도 되는건지, 웃어야 하는건지 헷갈릴때 마다 이경규의 코멘트를 듣고 '아 이게 잘 한 코미디구나'를 판단해야 한다. 이렇게 어려운 코미디를 왜 보고 있는 걸까? 그리고 이진호. 의외로 활약이 많지 않았다. 썩 웃기지도 않았는데 편집을 안 할 이유는 뭐였을까? 이런 불편한 물음표가 깔깔거리며 보게하는 장면들이 이어짐에도 가시지 않았다.

'코미디 리벤지'는 육각형 코미디를 추구한다고 했는데 기발한 아이디어, 관객의 집중력을 끌어내는 토크스킬, 애드리브, 연기력, 무대 장악력의 5가지를 고루 갖춘 코미디는 맨 마지막 라운드에서야 확인이 된다. 그 전까지는 내 취향이 아닌 무수한 코미디와 일부 내 취향인 코미디의 돌림판이 이어진다. 육각형되기란 이렇게 힘든 것이구나!

모두를 저항 없이 웃게 하는 건 역시나 힘든 일이다. 이렇게 힘든 것에 또다시 도전한 제작진과 이경규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이번 '코미디 리벤지'가 남긴건 #연예대상 아무나 받는게 아니었다 #박나래 #문세윤 #신기루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출처 넷플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