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난임 부부가 처한 현실
[KBS 제주] [앵커]
저출생 문제가 시대적 과제가 되는 가운데 아이를 낳고 싶지만 어려움을 겪고 있는 난임 부부도 있습니다.
제주지역 난임 부부들의 고민은 무엇인지,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봤습니다.
안서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결혼 5년 차에 벌써 세 차례나 태아를 잃은 40대 여성.
처음엔 제주도 내 난임 병원에 다녔지만, 실패의 경험을 안고 현재는 서울로 다니고 있습니다.
[고지수/가명 : "대부분 수도권으로 선호하더라고요. 저도 메이저병원으로 선택해서 그래도 이름 있는 선생님을 찾아가게 된 거거든요."]
제주에서 체외 수정이 가능한 산부인과가 단 2곳뿐이어서 선택지도 많지 않습니다.
간절한 마음으로 한 달에 4~5차례씩 비행기를 타고 있습니다.
난포가 크는 속도에 따라 시술 날짜가 갑자기 정해지다 보니, 미리 일정을 빼둘 수도 없고. 일까지 병행하면서 지치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고지수/가명 : "당일치기로 갔다 와서, 아침 새벽 비행기 타고 갔다 와서 (오후) 1~2시쯤에 출근한다든가. 그게 몸이 진짜 힘들었어요."]
지난한 과정을 거쳐 어렵게 시험관 시술에 성공한 30대 남성은 항공권 구하기에 애를 먹었다고 토로합니다.
[김진석/가명 : "제일 힘들었던 게 진료 스케줄은 다 확실히 잡혔는데, 연차도 직장에 다 얘기를 해서 됐는데 항공권이 없어요."]
법적으로 난임 휴가를 쓸 수 있다지만 겨우 3일뿐, 사용하기도 쉽지 않았습니다.
[김진석/가명 : "저출산 저출산 하는데 무급인데도 불구하고 말 그대로 내가 월급을 안 받고 애를 갖기 위해서 쉬겠다는 건데도 그거를 상의해야 하니까 힘들죠."]
제주여성가족연구원이 실시한 난임 부부 실태 조사 결과, '난임 휴가가 없다'는 응답이 31.2%로 가장 많았고, '알리기 싫거나 주변에서 사용한 적이 없어 사용하지 않았다'가 24.8%, '있는 지조차 몰랐다'가 15.5%였습니다.
더 큰 문제는 경제적 부담입니다.
국가가 시술비 일부를 지원해 준다지만, 난포에 난자가 없는 '공난포'일 때는 이마저도 받을 수 없습니다.
[양미선/가명/음성변조 : "(한 달에) 자비만으로도 100만 원에서 저희 교통비까지 200만 원 드는데, 공난포가 나와서 나라 지원금과 그런 것들이 빠지고 나면 정말 어마어마하게 돈이 들어요."]
난임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크지만, 관련 정보나 상담을 받을 수 있는 곳이 부족한 것도 문젭니다.
[이소영/가명/음성변조 : "하나하나 다 검색해서 봐도 사람마다 말이 다 다르고, 그러다 보니까 정확한 내용인지도 알 수 없는 거고."]
최근 3년간 제주지역 난임 시술비 지원 건수는 4천여 건, 다음 시간에는 제주에선 어떤 난임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는지 살펴봅니다.
KBS 뉴스 안서연입니다.
촬영기자:고성호·고아람/그래픽:박미나
안서연 기자 (asy0104@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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