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난임 부부가 처한 현실

안서연 2024. 10. 17. 22:0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KBS 제주] [앵커]

저출생 문제가 시대적 과제가 되는 가운데 아이를 낳고 싶지만 어려움을 겪고 있는 난임 부부도 있습니다.

제주지역 난임 부부들의 고민은 무엇인지,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봤습니다.

안서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결혼 5년 차에 벌써 세 차례나 태아를 잃은 40대 여성.

처음엔 제주도 내 난임 병원에 다녔지만, 실패의 경험을 안고 현재는 서울로 다니고 있습니다.

[고지수/가명 : "대부분 수도권으로 선호하더라고요. 저도 메이저병원으로 선택해서 그래도 이름 있는 선생님을 찾아가게 된 거거든요."]

제주에서 체외 수정이 가능한 산부인과가 단 2곳뿐이어서 선택지도 많지 않습니다.

간절한 마음으로 한 달에 4~5차례씩 비행기를 타고 있습니다.

난포가 크는 속도에 따라 시술 날짜가 갑자기 정해지다 보니, 미리 일정을 빼둘 수도 없고. 일까지 병행하면서 지치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고지수/가명 : "당일치기로 갔다 와서, 아침 새벽 비행기 타고 갔다 와서 (오후) 1~2시쯤에 출근한다든가. 그게 몸이 진짜 힘들었어요."]

지난한 과정을 거쳐 어렵게 시험관 시술에 성공한 30대 남성은 항공권 구하기에 애를 먹었다고 토로합니다.

[김진석/가명 : "제일 힘들었던 게 진료 스케줄은 다 확실히 잡혔는데, 연차도 직장에 다 얘기를 해서 됐는데 항공권이 없어요."]

법적으로 난임 휴가를 쓸 수 있다지만 겨우 3일뿐, 사용하기도 쉽지 않았습니다.

[김진석/가명 : "저출산 저출산 하는데 무급인데도 불구하고 말 그대로 내가 월급을 안 받고 애를 갖기 위해서 쉬겠다는 건데도 그거를 상의해야 하니까 힘들죠."]

제주여성가족연구원이 실시한 난임 부부 실태 조사 결과, '난임 휴가가 없다'는 응답이 31.2%로 가장 많았고, '알리기 싫거나 주변에서 사용한 적이 없어 사용하지 않았다'가 24.8%, '있는 지조차 몰랐다'가 15.5%였습니다.

더 큰 문제는 경제적 부담입니다.

국가가 시술비 일부를 지원해 준다지만, 난포에 난자가 없는 '공난포'일 때는 이마저도 받을 수 없습니다.

[양미선/가명/음성변조 : "(한 달에) 자비만으로도 100만 원에서 저희 교통비까지 200만 원 드는데, 공난포가 나와서 나라 지원금과 그런 것들이 빠지고 나면 정말 어마어마하게 돈이 들어요."]

난임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크지만, 관련 정보나 상담을 받을 수 있는 곳이 부족한 것도 문젭니다.

[이소영/가명/음성변조 : "하나하나 다 검색해서 봐도 사람마다 말이 다 다르고, 그러다 보니까 정확한 내용인지도 알 수 없는 거고."]

최근 3년간 제주지역 난임 시술비 지원 건수는 4천여 건, 다음 시간에는 제주에선 어떤 난임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는지 살펴봅니다.

KBS 뉴스 안서연입니다.

촬영기자:고성호·고아람/그래픽:박미나

안서연 기자 (asy0104@kbs.co.kr)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