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북한, 1만명 러시아 파병 준비…일부는 이미 점령지 배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AFPBBNews=뉴스1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를 지원하기 위해 1만명 파병을 준비중이라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밝혔다.

로이터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브뤼셀에서 EU(유럽연합) 정상회의에 참석 후 기자회견을 열어 이처럼 밝혔다.

그는 "일부 북한군은 이미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점령지에 배치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이 문제를 미국과 EU 정상들과도 논의했다"며 "두 번째 국가(북한)가 전쟁에 참가하는 건 심각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연일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설을 언급하고 있다. 그는 하루 전에도 의회에 출석해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뿐 아니라 인력까지 제공하고 있음을 우크라이나 정보기관이 확인했다"면서 북한이 사실상 러시아 편에서 참전했다고 말했다.

영국 매체 BBC 역시 16일 러시아 극동 지역의 군 관련 소식통을 인용해 다수의 북한인이 (러시아에) 도착했다면서 "블라디보스토크 북쪽 우수리스크 인근의 군 기지에 주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정확한 인원에 대해선 언급을 삼가며 3000명엔 훨씬 못 미친다고만 했다.

BBC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측은 북한 병사들이 몽골과 인접한 러시아 부랴트 공화국에서 준비를 마친 뒤 러시아 쿠르스크주에 투입될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8월 러시아 쿠르스크주를 기습 공격해 일부 지역을 점령했다. 러시아가 쿠르스크주를 되찾는 데 북한군을 활용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북한과 러시아가 파병설을 공식 확인하지 않는 가운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는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파병설과 관련해 확인할 순 없지만 매우 우려한단 입장을 냈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