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쏘아올린 진보당, 고민 깊어진 혁신당
진보당, 득표율 30% 넘겨 2위
영광 수개월 올인 전략 빛 봐
‘돌풍’ 꿈꿨던 혁신당은 3위
지역 확장력 ‘숙제’ 떠안아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이 3강 구도로 맞붙은 10·16 전남 영광군수 재선거가 민주당 승리로 끝나자 혁신당과 진보당의 표정이 17일 미묘하게 엇갈렸다. 2위를 기록한 진보당은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3위에 머문 혁신당의 고민은 깊어졌다.
영광군수 재선거에서는 민주당 후보로 나선 장세일 당선인(득표율 41.08%)에 이어 이석하 진보당 후보가 30.72%, 장현 혁신당 후보가 26.56%를 기록했다.
총선에 이어 ‘호남 돌풍’을 기대했던 혁신당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이번 선거를 계기로 호남 지역에 교두보를 마련하려 했지만 목표 달성을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
호남 지역 유권자들은 지난 4·10 총선 비례대표 선거에서 더불어민주연합(민주당 주도 비례정당)보다 혁신당에 더 많은 표를 줬다. 영광·곡성에선 민주연합이 승리했지만 혁신당과 근소한 차이였다.
이 때문에 혁신당은 영광 선거에 총력을 기울여왔다. 조국 대표가 ‘호남 한달살이’를 하는 등 총력 지원에 나섰고, 지난달 여론조사에서는 혁신당과 민주당 후보가 접전을 벌이기도 했다. 개표 결과 민주당은 물론 진보당에도 뒤지면서 지역 확장력을 둘러싼 고민을 안게 됐다.
조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겸허하게 결과를 받아들인다”며 “첫술에 배부르겠나. 모두 전국정당, 대중정당으로 발돋움하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위를 기록한 진보당은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미선 부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분명한 것은 이제 진보당은 어제의 진보당이 아니라는 점”이라며 “진보당의 힘찬 도전은 이제 시작”이라고 말했다.
진보당은 이번 선거에서 영광에만 후보를 내고 화력을 집중했다. 진보당 당원들은 선거 시작 수개월 전부터 영광에 거주하며 농촌 봉사활동 등을 통해 당 이름을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주말마다 300~400명의 당원들이 영광읍 일대를 돌며 쓰레기를 줍고 아파트 계단을 청소하기도 했다는 게 당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주당과 혁신당이 네거티브 경쟁을 벌이는 사이 진보당이 반사이익을 봤다는 분석도 있다.
민주당은 거대 야당으로서 체면을 지켰으나 앞으로 다른 야당과의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홍익표 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YTN 라디오에서 “민주당이 여전히 호남에서는 일정한 힘을 보였다”면서도 “지방선거에서는 경쟁 구도가 더 본격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신주영·이유진 기자 j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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