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4시간 이례적 회견…쏟아지는 질문에 “김 여사 몰랐을 것” “BP패밀리 모르겠다”
서울중앙지검이 17일 마련한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수사 결과 언론 브리핑은 장장 4시간 동안 진행됐다. 김 여사가 주가조작에 연루된 것으로 보이는 증거와 정황에 관한 취재진의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쏟아졌기 때문이다. 검찰은 일부 질문에 대해선 “모르겠다”고 답했다.
서울중앙지검 13층 브리핑실은 김 여사 사건에 대한 브리핑이 예고된 오전 10시가 되기 전부터 기자들로 북적댔다. 수사팀의 설명이 끝나자마자 기자 수십명이 일제히 손을 들어 질문했고 브리핑은 오후 2시쯤 끝났다.
김 여사가 주가조작 주동자와 통화한 내역 등 최근 언론에 공개된 수사기록에 대한 수사팀의 판단에 질문이 집중됐다. ‘2차 주포’ 김모씨가 2021년 10월 검찰 수사를 피해 도피하던 중 공범이자 김 여사의 계좌관리인으로 지목된 민모씨에게 보낸 편지도 이에 포함됐다. 김씨는 이 편지에서 “내가 가장 우려한 김 여사만 빠지고 우리만 달리는 상황이 될 수도 있고”라고 적었다. 하지만 검찰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김씨가 “김 여사는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이 주가관리를 한다는 걸 모르니까 계좌를 맡겼던 거라 생각한다”고 진술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김씨의 진술과 편지 내용에 차이가 있는 것 아니냐, 수사팀은 어떤 게 더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했냐’는 질문이 나왔다. 수사를 이끈 최재훈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장은 편지의 내용에 대해 “해석이 어렵다”고 답변했다. 문제의 문구는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며 해석의 여지를 열어둬야 한다는 것이다. 최 부장검사는 “편지 문구는 중요하지 않다”며 “김씨 진술은 ‘(김 여사가) 관여한 것 없다. 몰랐을 것 같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BP패밀리’에 관해서도 열띤 질문이 쏟아졌다. 김씨는 김 여사와 권 전 회장,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등을 ‘BP패밀리’로 지목하면서 “같이 한배를 탔다는 의미”라고 검찰 조사에서 진술한 사실이 최근 알려졌다. 최 부장검사는 “BP패밀리가 뭔지 솔직히 모르겠다”고 말했다.
수사팀은 ‘왜 김 여사를 일반 투자자라 가정하느냐’ ‘김 여사의 해명을 보도자료에 그대로 옮긴 것 아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목청을 높이기도 했다.
최 부장검사는 “의심되는 정황이 있지만, 김 여사가 시세조종을 알았다고 볼 만한 직접증거가 확인되지 않았고 간접증거나 정황증거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김혜리 기자 ha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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