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수물 횡령’ 경찰관 구속...“도망 염려”
각종 범죄에서 압수한 금품에 손을 대고 빼돌린 혐의를 받는 경찰관이 17일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남천규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절도 혐의를 받는 정모 경사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후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찰 등에 따르면 현재 서울 강남경찰서 범죄예방대응과 소속인 정 경사는 앞서 수사과에서 근무하던 때 압수물 관리 업무를 담당했는데, 당시 불법 자금으로 압수된 현금 3억원가량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정 경사는 올해 6월 중순부터 이달 초까지 현금을 빼돌린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7월 범죄예방대응과로 인사발령이 난 이후에도 범행을 이어갔다. 정 경사는 현재 직위해제 상태다.
통상 경찰은 현금 등 귀중품 관련 압수품을 밀봉된 상태로 보관하는데, 정 경사는 압수물에 접근할 수 있는 점을 이용해 압수품에 다른 물품을 채워 넣은 뒤 보관된 돈을 빼돌리는 수법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최근 압수물 현황을 살피며 실제 보관된 현금과 장부상 금액이 맞지 않는 점을 수상하게 여겨 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범죄 혐의를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경사는 지난 14일 긴급 체포됐다.
최근 압수한 금품을 횡령하는 현직 경찰의 비위(非違)가 잇따르고 있다. 서울 용산경찰서의 형사과 소속 A 경사도 자신이 훔친 돈을 되돌려 놓으려고 하던 과정에서 압수물 점검에 나온 직원에게 발각돼 지난 16일 긴급 체포됐다. A 경사는 보이스피싱 범죄 수사 당시 경찰이 압수한 금액 1억 5000만원 상당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이에 따라 경찰청은 이날 지휘부 화상회의를 열고 전국 경찰서를 대상으로 범죄 압수물 관련 긴급현장점검과 전수 점검 조치를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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