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 제약 느슨한 서비스 교역 중요한데…수출 한국, 서비스 분야는 초라한 ‘18위’
미·중 패권경쟁과 전쟁 등으로 상품교역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며 상대적으로 국경 제약이 느슨한 서비스 교역의 중요성이 확대되고 있다. ‘수출 강국’ 한국의 경우, 제조업을 중심으로 하는 상품 수출과 비교해 서비스 수출 수준은 크게 뒤처져 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17일 발간한 ‘우리나라 서비스 산업 수출 동향 및 국제경쟁력 진단’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기준 한국의 서비스 산업 수출액은 1235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세계 18위 수준이다. 같은 해 상품 수출액은 6322억달러로 세계 8위였다.
총수출에서 서비스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여년째 제자리다. 지난해 한국의 총수출에서 서비스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16.3%로, 2000년(15.8%)과 비교해 불과 0.5%포인트 늘었다.
최근 10년간 총수출에서 서비스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일본은 6.5%포인트, 독일은 4.8%포인트, 네덜란드는 4.0%포인트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한국은 0.9%포인트 늘어나는 데 그쳤다.
서비스 수지는 2021년 46억달러에서 지난해 255억달러로 적자 폭도 확대됐다. 10년 전보다 서비스 산업 전반의 편중이 심화하고 국제경쟁력도 크게 약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콘텐츠·정보기술(IT) 등 일부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의 국제경쟁력은 강화됐다. 보고서는 “영화·드라마 등 영상 콘텐츠, 인기 K팝 그룹들의 음원 수출 규모가 빠른 증가세를 보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한국 서비스 산업의 양적 수출 확대, 질적 경쟁력 제고를 위한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콘텐츠와 소비재의 융합, 제조업에 첨단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팩토리, 방위산업과 연계한 유지·보수 서비스 등 한국만의 강점을 활용한 독자적인 서비스 수출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며 “서비스 산업의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한 국내 제도적 기반 마련 등 정책 당국의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김경학 기자 gomgo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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