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출근부터 국회에 협조 압박…고교 무상교육 예산, 지켜질까
내년 국비 ‘일몰’ 막기 온 힘
정근식 신임 서울시교육감이 10·16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직후 정부의 ‘고교 무상교육 예산 삭감’과 ‘왜곡된 역사교육’을 바로잡겠다고 언급해 향후 정책 추진 방향에 관심이 쏠린다.
정 교육감은 지난 16일 당선을 확정한 직후 선거 캠프에서 기자들과 만나 “학부모님들이 가장 걱정했던 것이 고등학교 무상교육 예산 삭감이었다”며 “반드시 원래대로 돌려놓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많은 분들이 역사교육이 제대로 돼야 한다는 말씀을 하셨다”고 밝혔다.
정부의 고교 무상교육 예산 삭감은 올해 국회 국정감사 기간 여야 공방이 이뤄진 쟁점 중 하나다. 올해 해당 예산은 9438억9800만원이다. 교육부는 내년도 고교 무상교육 예산으로 올해보다 99.4% 줄어든 52억6700만원을 편성했다. 야당은 “예산 삭감”이라고 지적했고 여당은 “지원 법률이 일몰했을 뿐이지 삭감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교육 재정은 큰 틀에서 정부 예산과 시도교육청 예산으로 나뉜다. 고교 무상교육 경비 부담 특례가 예정대로 연말 종료될 경우 시도교육청이 정부 부담분(47.5%)을 부담해야 고교 무상교육을 유지할 수 있다. 교육부도 시도교육청 예산으로 고교 무상교육 재원을 마련하면 된다고 본다.
그러나 시도교육청은 세수 감소 추이가 교육청 재정 축소와 이어지고, 내년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 도입으로 추가 재정 투입이 많아 부담스럽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시도교육청이 추가 부담할 AI 교과서 구독 비용만 수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도권 교육청 관계자는 “AI 교과서 도입 등 중앙정부의 정책을 시도교육청 예산으로 뒷받침하는 측면도 있는데, 교육부가 고교 무상교육과 관련해선 뒷짐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 교육감이 취임과 동시에 고교 무상교육 예산을 강조한 것은 국회의 협조를 얻어내면서 동시에 국회를 압박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고교 무상교육 예산의 국고 지원을 이어가려면 국회에서 특례를 연장하는 조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정 교육감은 17일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여당)에서 (정부 지원을) 지키겠다 했기 때문에 부담이 줄었다”고 했다.
뉴라이트 계열 역사교과서로 대표되는 역사교육 논란도 현재 진행형이다. 역사사회학 전공자인 정 교육감은 전날 당선 소감을 말하며 “왜곡된 역사인식이 교육 현장에 발붙이지 않게 하겠다”고 말했다.
친일·독재 옹호 등의 내용을 담아 논란이 된 한국학력평가원 교과서를 포함해 9종의 고교 역사교과서 선정 작업이 전국 2379개 고교에서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대부분의 학교가 교사의 선택과 학교 운영위원회 심의를 마친 상황이다. 이달 말까지 학교장이 2022 교육과정에 따른 새 교과서 채택을 최종 확정한다.
김원진 기자 one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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