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텃밭 지켰다지만…여야, 혁신 경쟁으로 민심 받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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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6 재보궐선거가 큰 이변 없이 마무리 됐다.
부산 금정구청장에는 국민의힘 윤일현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김경지 후보를 꺾고 당선됐다.
한동훈과 이재명 대표 체제 출범 이후 처음 치러진 선거에서 최소한 외형적으로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2 대 2 무승부를 기록한 셈이다.
금정은 보수세가 강하다는 선입견과 달리 선거전 내내 여야 후보가 박빙 승부를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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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 난맥·거야 횡포 동시견제 의미
10·16 재보궐선거가 큰 이변 없이 마무리 됐다. 부산 금정구청장에는 국민의힘 윤일현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김경지 후보를 꺾고 당선됐다. 윤 후보 61.03%, 김 후보 38.96%로 예상보다 격차가 컸다. 국민의힘은 인천 강화에서도 승리를 챙겼다. 민주당 텃밭인 전남 영광과 곡성에서도 새로운 바람은 불지 않았다. 영광군에선 민주당 41.09% 진보당 30.71%였고, 곡성군에선 민주당 55.26% 조국혁신당 35.85%였다. 서울교육감에는 진보 진영 정근식 후보가 당선됐다. 한동훈과 이재명 대표 체제 출범 이후 처음 치러진 선거에서 최소한 외형적으로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2 대 2 무승부를 기록한 셈이다.
하지만 결과 못지 않게 과정도 중요하다. 금정구의 경우 전체 선거전을 복기하면 결코 여당 낙승으로 규정할 수만은 없다. 금정은 보수세가 강하다는 선입견과 달리 선거전 내내 여야 후보가 박빙 승부를 펼쳤다. 막판에 민주당이 뒤집었다는 여론조사도 있었다. 22% 포인트 격차는 앞선 4·10 총선(13.2%) 때보다 오히려 더 벌어진 수치인 건 맞다. 그러나 이는 거야 견제 심리에 의한 막판 보수 결집 덕분이지, 순수한 여당 지지로 보기는 힘들다. 민주당도 결코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영광에서 이기긴 했으나 진보당과 조국혁신당 득표율을 합하면 민주당을 15% 포인트 이상 앞선다. 그 의미를 곱씹어야 할 것이다.
금정구청장 보궐선거가 하나의 기초단체장 선거 차원을 넘어 중앙정치 축소판으로 비약한 건 우선 정부 여당 탓이다.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각종 논란과 당정 갈등 이슈가 날만 새면 끊임없이 새롭게 쏟아졌기 때문이다. 원내 1당인 민주당 또한 무리한 입법 강행, 대통령 탄핵 운운 등으로 전통 보수층을 자극한 측면이 있다. 그러니 후보의 인물됨이나 정책 검증은 할 새도 없이, 하루가 멀다 하고 지원 유세에 뛰어든 한동훈 이재명에 대한 심판 혹은 견제 프레임이 작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외면당하기 일쑤였던 보궐선거가 전 국민적 관심 속에 치러진 건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여야가 본전을 챙겼다고 안도해선 안 된다는 게 이번 재보궐선거의 메시지다. 국민의힘은 당장 다음주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의 독대가 예정되어 있다. 그동안 한 대표가 용산 인적 쇄신, 김건희 여사 대외활동 중단 및 의혹 규명 협조 등을 요구해온 만큼 정국 전반의 민감한 사안이 다뤄질 게 분명하다. 선거 민심을 받들어 꼬여 있는 정국을 어떻게 풀어갈 지 두 사람은 해답을 내놓아야 한다. 민주당 역시 상대방 악재에 기대기만 해선 다수당 역할을 다했다고 할 수 없다. 당대표 사법리스크 강도에 비례해 커지는 탄핵과 특검 위협으로는 중도층을 잡을 수 없음이 확인된 이상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신임 금정구청장도 침례병원 정상화 등 중앙 정치판에 휩쓸릴 뻔했던 지역 현안에 집중해 몇달간 사실상 멈춘 구정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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