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도설] 한강의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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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만2000부.
단 6일 만에 한강(53) 작가 책이 이만큼 팔렸다.
한강 작가는 SVT와 인터뷰에서 "세계에 많은 고통이 있고, 우리는 좀 더 조용하게 있어야 한다. 그게 내 생각이어서 잔치를 열지 말라고 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한강 작가는 17일 제18회 포니정 혁신상 시상식에 참석, 노벨문학상 수상자 발표 이후 첫 공식 일정을 소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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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만2000부. 단 6일 만에 한강(53) 작가 책이 이만큼 팔렸다. 지난 10일 그가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정해졌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 16일 오전 9시 기준 예스24 교보문고 알라딘이 집계한 수치다. 이 종이책 판매 부수에 전자책까지 더하면 110만부로 늘어난다. 123년 노벨문학상 역사에 아로새긴 한강의 기록은 경이롭다. 한국 작가 최초 수상, 아시아 최초 여성 작가 수상이자 펄 벅 다음으로 젊은 작가, 21세기 최연소 수상 작가다. 이런 ‘놀라운 일’(그는 노벨위원회와 전화 인터뷰에서 “놀랐다(surprised)”는 말을 다섯 번이나 했다)을 겪고도 두문불출, 침묵 모드다.
분명 그의 행보는 이례적이다. 출판사를 통해 내놓은 짤막한 감사 메시지 외엔 육성을 자제하고 있다. “수상 소식을 알리는 연락을 처음 받고는 놀랐고, 전화를 끊고 나자 천천히 현실감과 감동이 느껴졌습니다. 수상자로 선정해주신 것에 감사드립니다. 하루 동안 거대한 파도처럼 따뜻한 축하의 마음들이 전해져온 것도 저를 놀라게 했습니다.”
노벨위원회와 7분가량 인터뷰, 그리고 스웨덴 공영 SVT와 인터뷰는 영어로 진행됐다. 노벨위원회에는 “한국 문학과 함께 자랐다”고 전했고, SVT에는 “이 상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아버지인 한승원 소설가는 기자회견이나 잔치 고사 이유로 전쟁을 들었다. 한강 작가는 SVT와 인터뷰에서 “세계에 많은 고통이 있고, 우리는 좀 더 조용하게 있어야 한다. 그게 내 생각이어서 잔치를 열지 말라고 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니 한강이 내놓을 메시지가 더욱 궁금해진다.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의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 강렬한 시적 산문’, 노벨문학상 선정 이유다. 국가의 폭력에 내몰린 인간, 가부장제 속 약자인 여성, 이를 극복하려는 인간의 의지에서 길어올린 하나의 희망은 사랑이다. 한승원 소설가는 한강 작품의 알맹이가 사랑이라고 설명했다. 오는 12월 노벨상 시상식 때 이뤄질 그의 연설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한강 작가는 17일 제18회 포니정 혁신상 시상식에 참석, 노벨문학상 수상자 발표 이후 첫 공식 일정을 소화했다. 그는 “지난 일주일이 특별한 감동으로 기억될 것 같다”며 “책 속에서 독자들을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인간 내면을 깊이 조망하는 주제의식과 표현력으로 국내외 독자를 사로잡으며 부커상과 메디치상을 수상하는 등 한국문학의 위상을 높여왔다’며 지난달 19일 수상자로 정해졌다. 당연히 노벨문학상 수상이 추가되어야 하겠다.
정상도 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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