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도로스 아빠에 대한 그리움…당신은 나의 바다

박현주 책 칼럼니스트 2024. 10. 17.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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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을 몇 쪽 넘기다가 가슴이 두근거렸다.

"이 그림책은 부산, 부산과 닿아 있는 더 넓고 큰 바다를 그린 것이 분명하다"는 촉이 왔다! 저자 소개를 찾아봤다.

이경아 작가의 '아빠, 나의 바다'는 제1회 창비그림책상 수상작.

그림책 안에 그려진 선원들이 적도제를 지내는 모습이나 바다거북을 만나면 자신들을 안전하게 지켜 주는 용왕님이라고 여겼다는 내용 등은 국제신문 해양 특집 기사를 참고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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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나의 바다- 이경아 그림책 /창비 /1만6000원

- 아빠 기다리는 아이 상상 담겨
- 영도 해안가 등 부산 풍경 눈길
- 2023년 창비그림책상 수상작

그림책을 몇 쪽 넘기다가 가슴이 두근거렸다. “이 그림책은 부산, 부산과 닿아 있는 더 넓고 큰 바다를 그린 것이 분명하다”는 촉이 왔다! 저자 소개를 찾아봤다. ‘부산에서 태어나 아동복지학을 전공하고 그림책을 짓고 있습니다’는 설명이 눈에 쏙 들어온다.

이경아 그림, 창비 제공


이경아 작가의 ‘아빠, 나의 바다’는 제1회 창비그림책상 수상작. 2023년 제1회 창비그림책상 응모작 704편 가운데 가작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신선하면서도 천진한 그림체가 매력적이다. 대범한 화면 연출은 작가의 시야가 넓고 든든하다는 것을 보여 준다. 어린이가 어른의 세계를 관찰하면서 그것을 뛰어넘어 성장하는 모습을 나타냈다는 점이 새롭다.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여자 어린이 주인공은 오래 기억에 남을 것이다.” 심사평이 그림책 분위기를 말해준다.


작가는 주인공이 바다가 보이는 곳에 살면 좋겠다는 마음을 담아 부산의 대청동 높은 동네, 영도의 흰여울마을을 다니며 아이가 살던 마을의 풍경들을 재구성해서 그렸다. 그림책 안에 그려진 선원들이 적도제를 지내는 모습이나 바다거북을 만나면 자신들을 안전하게 지켜 주는 용왕님이라고 여겼다는 내용 등은 국제신문 해양 특집 기사를 참고했다고 한다. 부산과 바다를 가득 담은 그림책이라 더욱 반갑고 정겹다.

책을 펼치면 선원인 아빠가 들려준 바다 이야기를 전하는 아이의 목소리 사이로 바다가 넘실거린다. 아이는 오랫동안 바다로 일하러 나간 아빠가 돌아오기를 기다린다. 아빠가 바다에서 가져다준 선물들을 꺼내 보며 쓸쓸함을 달랜다. 아빠가 들려준 바다 너머의 또 다른 세상이 궁금해지면 아빠가 가르쳐 준대로 두 손을 모아 귀에 대고 바닷소리를 듣는다. 바닷소리는 아이를 푸른 바다 한가운데로 데려간다. 마치 아빠와 함께 바다를 항해하는 듯한 특별한 여정은 아이의 상상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아빠가 들려준 바다 이야기가 마음속에서 천천히, 오래 자랐을 테니까.

멀리 보이는 바다를 향해 동네 비탈길을 내달리는 아이들. 이 그림은 바다가 보이는 산복도로 동네나 영도 해안가 동네에서 자란 사람이라면 그리운 풍경이다. 부산항 대교 너머 큰 바다로 나가려는 배 그림은 출항을 알리는 기적이 들리는 듯하다. 그림책이 끝나는 걸 아쉬워하면서 맞는 마지막 그림에서 또 한 번 ‘심쿵’(!)한다. 성장한 주인공이 항구를 바라보는 뒷모습이다. 자세히 보니, 용두산 타워와 자갈치 시장이 보인다. 그렇다면 왼쪽의 산이 천마산이다. 주인공은 영도다리를 건너는 중일까?

누가 이 그림책을 읽은 감상을 물어본다면 이렇게 답하련다. “원양어선을 타는 아빠를 그리워하면서 자랑스러워하는 친구의 어릴 적 이야기를 듣는 기분”이라고. 어린이들은 물론이고, 부산에서 나고 자란 시민에게도 꼭 소개하고 싶은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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