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 음악채널 ‘엠넷' 만든 조덕영 영유통 회장 별세

러 항모 수입해 고철 해체

조덕영 영유통 회장.

1995년 러시아 항공모함을 들여와 고철로 해체하고, 케이블티브이 음악 채널 엠넷을 만든 기업가 조덕영 영유통 회장이 16일 오후 7시 별세했다고 유족이 전했다. 향년 86.

평북 신의주에서 난 고인은 1966년 부친과 함께 가발 제조업체 한독산업(이후 ㈜한독)을 창업했다. 1975년 ㈜한독 사장이 됐고, 1977년에는 무역회사 한독흥업(1988년부터 영유통)을 설립했다. 1993년 ‘한국음악텔레비전'을 세웠다가 ‘뮤직네트워크'로 사명을 바꿨고, 1995년 3월 전국 채널번호 27번으로 ‘엠넷'을 개국했다. 1997년 제일제당 그룹에 지분을 넘겨 시제이미디어 산하 회사가 됐다.

1994년 10월에는 일본, 중국 등 33개국 간의 치열한 경쟁 끝에 옛 소련의 최신예 항공모함 민스크호와 노보로시스크호를 비롯해 잠수함 등 34척 수입 계약을 체결해 화제를 뿌렸다. 민스크와 노보로시스크호는 각각 1984년과 1979년 소련 극동 함대에 배치된 최신함으로 미 태평양 함대의 엔터프라이즈호와 미드웨이호와 대치한 항모여서 관심을 끌었다. 러시아는 “해체 뒤 고철로 팔겠다”는 약속을 받고 첨단 무기를 철저히 파괴한 뒤 넘겨줬다. 영유통은 1995년 10월 항모를 넘겨받아 노보로시스크호는 국내에서 해체했고, 민스크호는 중국에 해상호텔로 사용한다는 조건으로 넘겼다.

유족은 부인 신경자씨와 딸 수현(플럼라인 대표이사), 아들 성철(영유통 대표이사)씨 등이 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발인은 19일 오전 7시30분. (02)3410-6917.

연합뉴스, 강성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