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이어 스타트업까지 인공지능 유료화

정호준 기자(jeong.hojun@mk.co.kr) 2024. 10. 1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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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AI 이용자 늘면서
차별화 편의 기능 탑재한
수익형 구독 모델 대세로
오픈AI, 챗GPT 인상 계획
국내 스노우·파파고도
구독료 올리고 요금제 신설

인공지능(AI) 채팅 '이루다'로 유명한 스캐터랩의 콘텐츠 플랫폼 제타. 제타에서는 AI 기반 캐릭터들과 몰입감 있는 대화를 즐길 수 있다.

텍스트 기반 채팅만 즐길 수 있던 제타에 지난달부터 AI 캐릭터의 채팅을 음성으로 들을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됐다. 이는 유료로 제공되는 서비스로 애플리케이션(앱) 내 재화인 '피스'를 통해 각 채팅을 음성으로 변환함으로써 보다 실감 나는 대화를 할 수 있게 했다.

지난 16일 정보기술업계에 따르면 스캐터랩을 포함해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요 기업들은 이 같은 AI 서비스 유료화를 모색하고 있다. AI 서비스는 AI 모델을 구동하는 추론비 등 기존 온라인 서비스보다 큰 비용이 발생하기에 이 같은 유료화 방향은 불가피한 수순이다.

네이버 AI 번역 서비스인 파파고의 경우 업무용으로 특화된 구독 서비스인 '파파고 플러스'를 지난달 말 내놓았다. 무료 버전과 다르게 한 번에 100장까지 이미지 번역을 지원하며 PDF, PPTX, HWP 등 다양한 문서 파일을 통째로 번역하는 등 유료 모델로서 기능을 차별화했다.

기존 유료 서비스들은 가격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AI 프로필'로 인기를 끈 사진 앱 스노우는 구독 요금제인 '스노우 VIP'의 월 구독료를 올해부터 기존 4500원에서 8900원으로 조정했다. VIP 이용권을 구매할 경우 AI 프로필 콘텐츠 할인을 포함해 AI 지우개 등 다양한 기능이 제공되는 것이 특징이다.

이처럼 주요 AI 서비스들이 유료 모델을 도입하거나 가격을 올리며 수익 모델 구축에 나서고 있는 것은 AI 서비스 사용이 늘어나면서 보편적인 서비스로 자리잡기 시작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맥킨지앤드컴퍼니 조사에 따르면 기업 중 AI를 도입한 비율은 지난해 55%에서 올해 72%로 급상승했으며, 이중 생성형 AI 기능을 사용하는 비중도 65%에 달했다. 개인들의 생성형 AI 사용도 증가하는 추세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와이즈앱)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오픈AI의 챗GPT 모바일 앱 국내 사용자는 396만명으로, 지난 1월 162만명에서 배 이상 뛰었다.

SK텔레콤의 AI 비서 앱인 '에이닷' 사용자는 같은 기간 165만명에서 206만명으로 증가했다. 에이닷의 경우 유료화 대신 최근 일부 AI 기능 사용을 일정 횟수로 제한하는 등 비용 요인을 줄여 수익성 개선을 꾀하고 있다. SK텔레콤의 'T전화'에 AI 기능을 입힌 '에이닷 전화'로 개편하는 과정에서 무제한으로 제공되던 AI 통화 요약 건수를 매월 30회로 제한한 것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아직 에이닷 유료화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기존 T전화는 가입자가 1400만명이 넘다 보니 서비스 품질 안정화 차원에서 AI 통화 요약 건수를 제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AI 서비스 수익화는 전 세계적인 흐름이다. 챗GPT를 운영하는 오픈AI의 경우 현재 월 20달러인 구독료를 향후 5년 동안 44달러까지 인상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존의 음성 비서인 '알렉사'도 생성형 AI 탑재를 통한 유료화를 추진 중이다. 온라인 디자인 플랫폼 서비스인 캔바는 다음달부터 미국에서 단체용 요금제인 '캔바 팀즈'의 가격을 연간 120달러에서 500달러로 인상한다. 구독료를 대폭 올린 배경에 대해 캔바는 생성형 AI 도구와 같은 새로운 기능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기업들은 AI 모델 개발을 넘어 서비스와 제품으로 수익화를 바라볼 수 있는 단계"라며 "사용자들도 이제는 비용을 더 지급하더라도 해당 서비스를 사용하겠다는 분위기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AI 서비스 간 경쟁이 치열해지는 만큼 기업 입장에서는 자사 서비스 유료화를 통해 시장에서 경쟁력을 증명해야 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정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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