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바이오, 반등 날갯짓 청신호…"BBT-877 2상·기술이전 집중"

정기종 기자 2024. 10. 17.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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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 2상 막바지 단계 진입에 기술수출 기대감↑…"글로벌 빅팜 포함 잠재 파트너 논의 중"
내년 4월 톱라인 결과 예상…2023년 9.4조 시장 전망 불구 美 FDA 허가 품목 2개 뿐
5월 상장 후 최저점 기록 후 4배 껑충…글로벌 개발 선두권·저점 매수 투심 반영 분석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가 핵심 신약 후보 성과를 앞세워 기업가치 반등에 박차를 가한다. 이 회사는 상장 전 달성한 대형 기술수출 성과가 주목받으며 화려하게 증시에 데뷔했지만, 이후 권리반환 등을 겪으며 장기 침체를 겪었다. 하지만 최근 핵심 신약 후보 임상결과 도출 임박과 신규 파이프라인 유망성이 주목받으며 이어진 회복세에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17일 브릿지바이오 관계자는 "특발성폐섬유증(IPF) 신약 후보 'BBT-877'의 글로벌 임상 2상이 마무리 절차에 돌입했다"며 "내년 2월 마지막 환자 투약을 완료하고, 4월이면 톱라인(주요결과) 도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8월 임상 2상 환자 모집을 완료한 BBT-877은 현재 임상 환자 129명 중 82명에 대한 투약을 마무리 한 상태다. 특히 지난 8일(미국시간) 제4차 독립적 자료 모니터링 위원회(IDMC)로부터 해당 임상에 대한 지속 권고를 받으며 약물 경쟁력에 힘이 실렸다. IDMC는 임상과 연관된 기업·기관으로부터 독립적으로 임상 데이터를 중간 검토하는 위원회다. 모든 임상에 IDMC가 필수적인 것은 아니지만 약물의 임상이 높은 안정성 검증이 필요한 경우 임상 진행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중간 장치 역할을 한다.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IDMC는 중간 검토에 따라 임상을 중단 또는 지속 여부를 권고한다. 개발사 입장에선 단계별 검토를 통해 사업 개발 전략을 수립하는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2상 막바지 단계의 BBT-877이 네번째 IDMC에서 임상 지속 권고를 받은 만큼, 2상 성공에 대한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BBT-877은 브릿지바이오 기업가치를 떠받드는 중심축이다. 상장 전인 2019년 7월 글로벌 제약사 베링거인겔하임에 1조5000억원 규모에 기술수출 되며 기술 경쟁력을 입증했기 때문이다. 같은해 12월 상장한 브릿지바이오는 이듬해 상반기까지 기업가치가 우상향 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하지만 2020년 11월 BBT-877의 권리가 반환되면서 양날의 검으로 돌아왔다.

이후 눈에 띄는 추가 기술수출 성과 부재 속 기술료 의존도가 큰 사업 모델 특성상 현금창출 능력이 저하된 탓이다. 실제로 2019년 583억원이었던 회사 매출액은 지난해 1억원에 그친 상태다. 여기에 지난 4월 215억원 규모 유상증자 결정 여파까지 겹친 회사 주가는 5월 1000원 중반대까지 낮아지며 상장 이후 최저점을 기록했다.

다만 반등 동력 역시 BBT-877이었다. 권리 반환 이후 지속한 자체 연구개발이 본궤도에 오르며 또 다른 기술수출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특발성폐섬유증은 진단 이후 평균 수명이 3~5년에 불과한 중증질환이다. 이 같은 특성상 신약 개발 역시 어려워 현재 FDA 허가를 획득한 품목은 2종에 불과하다. 높은 미충족 수요에 지난해 6조원 규모였던 시장은 2030년 9조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때문에 글로벌 상위 10개 제약사 중 9개사가 관련 후보물질의 투자에 나선 상태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개발 진행 중인 품목 가운데 BBT-877 대비 앞선 단계 물질이 베링거인겔하임의 '네란도밀라스트'(3상) 정도만 꼽히는 점도 유력한 기술수출 후보 입지를 높히는 요소다.

브릿지바이오 관계자는 "이번 임상 지속 권고는 2상 막바지에 접어든 BBT-877의 2상 안전성과 유효성에 이상이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며 "내년 톱라인 결과 발표로 약물 경쟁력을 보다 명확하게 입증 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글로벌 수요가 높은 적응증 특성상 빅파마를 포함한 다수 잠재적 파트너들과 이미 논의를 진행 중인 만큼 보다 이른 시점에 기술수출도 가능한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해당 기대감에 회사 주가는 하반기 들어 가파른 상승폭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장중 6100원을 기록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지난 5월24일 기록한 52주 최저점 1450원의 4배가 넘은 수치다. 다만 회사는 최근 회복세가 BBT-877 단일 파이프라인에 의한 것만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유한양행 '렉라자' 미국 허가에 국산 폐암 신약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가운데 회사가 보유한 비소세포폐암 신약 후보 'BBT-207'에 대한 주목도가 동반 상승했다는 설명이다. BBT-207은 EGFR 돌연변이 만을 타깃하던 기존 치료제들과 달리 다른 변이에도 대응 가능한 차별화 기전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5번째 용량군을 대상으로 한 임상 1a상이 진행 중으로 내년 상반기 1b상 진입이 예상된다.

회사 관계자는 "주가가 지속적으로 낮아졌다 보니 4세대 EGFR 저해제 개발사 중 투자 매력도가 높아진 점도 최근 상승세 배경으로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며 "상반기 유증 등을 통해 연말 200억원 가량의 현금을 보유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내년까지 추가 조달 없이 연구개발을 진행할 수 있는 규모로 두 파이프라인의 성과 도출에 집중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정기종 기자 azoth4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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