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적분 공략, 시작됐다…시즌 2로 돌아온 신개념 수학 토크쇼

이채린 기자 2024. 10. 17.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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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문화 비영리 재단인 '카오스재단'이 개최한 '세상에 나쁜 수학은 없다(세나수)' 시즌 2 1강이 진행되고 있다. 카오스재단 유튜브 캡처

지난 봄, 입시 수학 공부에 여념없는 학생부터 '수포자'를 자청하는 어른들의 마음에 수학을 향한 불을 지핀 신개념 수학 토크쇼가 있었다. 바로 과학문화 비영리 재단인 '카오스재단'이 개최한 '세상에 나쁜 수학은 없다(세나수)'다. 올 가을 세나수가 시즌 2로 돌아왔다. 

시즌 1 세나수에서는 수학을 지탱하는 중요한 기둥 중 하나인 '대수학'을 다뤘다. 시즌 2에서는 또 다른 기둥인 '해석학'을 소개한다. 특히 해석학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미적분' 개념부터 그 쓸모에 대해 집중적으로 공략한다. 

2일부터 내년 2월 26일까지 유튜브 채널 ‘카오스 사이언스’에 매주 수요일 오후 7시 한 편씩 총 18주에 걸쳐 가을 카오스강연 세나수 시즌 2가 업로드 된다. 카오스재단은 과학계 석학들이 선정한 주제로 매년 봄과 가을 무료 정기 강연인 카오스강연을 열고 있다. 

세나수 시즌 2에는 국내 최고 수학자인 박형주 아주대 석좌교수, 김민형 에든버러 국제수리과학연구소장을 포함해 수학 분야 권위자 11인이 참여했다. 이번에도 JTBC 차이나는 클라스를 기획했고 JTBC에서 <밤샘토론>, <밤샘토크>를 진행했던 앵커 신예리 전 JTBC 본부장이 진행자로 나섰다.

● "해석학은 미적분의 현대적 형태" 

박 교수는 "해석학은 미적분의 현대적 형태라고 이해해도 무방하다"라고 말했다. 카오스재단 유튜브 캡처

적지 않은 수학자들이 인공지능(AI) 시대에 가장 쓸모 있는 수학이 미적분이라고 자신 있게 이야기한다. 동시에 미적분이 수포자를 양산한다며 교육 과정에서 빼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세나수 시즌 2를 통해 미적분을 둘러싼 오해와 진실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박 교수는 "시즌 1에서 대수학을 소개하며 수학의 구조 문제를 주로 다뤘다면 시즌 2에서는 함수와 그 변화를 설명하는 해석학을 소개하며 변화하는 수학 속 세계를 다룰 예정"이라면서 "해석학은 미적분의 현대적 형태라고 이해해도 무방하다"라고 말했다. 

수학은 다루는 대상을 기준으로 크게 대수학, 해석학, 기하학으로 나뉜다. 수를 다루는 것이 대수학, 모양을 다루는 것은 기하학이라 할 수 있다. 변화를 다루는 학문은 해석학이다. 

해석학은 미적분의 개념을 기초로 함수의 극한과 연속에 관한 성질을 연구하는 분야다. 미적분학의 발달된 형태라는 점에서 미적분의 현대적 형태라고 이해할 수 있다. 

롤러코스터를 통해 미분의 개념을 생각해볼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그렇다면 미분과 적분은 무엇일까. 미분이란 한 마디로 변화를 분석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롤러코스터를 예로 들어 보자. 롤러코스터 궤도는 곡선으로 이뤄져 있다. 롤러코스터에 타고 있는 승객이 롤러코스터의 궤적이라는 곡선 위를 이동하는 점이라고 생각해 보자. 롤러코스터가 경사면을 올라가고, 내려가고, 평평한 길을 달릴 때 승객은 몸이 당겨지거나 붕 뜨는 느낌을 느낀다. 그 이유는 순간마다 승객의 방향과 속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미분은 이같은 순간적인 변화를 계산하고 분석한다. 적분은 이 순간적인 변화들의 합을 구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시즌 2의 1강인 '세상을 표현한 수학의 언어, 미적분'에서 김 교수는 단호하게 "미분과 적분이 서로 반대의 관계라고 표현하는 것에 오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드시 미분한 값을 적분한다고 해서 원래의 값으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사람들이 적분의 성질에 대해 오류를 갖고 있어 이같은 생각이 자리잡았다"고 덧붙였다. 

박 교수는 강의에서 "미분과 적분이 어떻게 만들었는지 역사를 이해하면 미분과 적분의 개념이 반대 개념이라고만 볼 수 없는 이유를 알 수 있다"면서 영국의 물리학자이자 수학자인 아이작 뉴턴과 독일 수학자 고트프리트 라이프니츠에 의해 발전한 미적분학의 역사를 소개한다. 

● 유체의 움직임부터 AI 연구까지 

미분방정식을 다룬 세나수 시즌 2의 3, 4강. 카오스재단 유튜브 캡처

3강에서는 본격적으로 미적분의 세계에 입문한다. 배명진 KAIST 수리과학과 교수, 권도현 서울시립대 수학과 교수, 이승재 인천대 수학과 교수가 출연해 미적분의 세계를 대표하는 '미분방정식'에 대해 다룬다. 

배 교수는 미분방정식의 개념을 글라이더를 예로 들며 설명한다. 우리가 하늘로 글라이더를 날린다면 그 글라이더의 움직임을 미분방정식을 활용해 표현할 수 있다. 결국 미분방정식을 이용해 몇 초 뒤 글라이더가 어떤 궤적을 통해 어떤 위치에 있을지를 예측해 볼 수 있다. 배 교수는 "현재의 움직임을 분석해 미래의 움직임까지 예측할 수 있는 것이 미분방정식"이라고 말한다. 

미분방정식의 예로 배 교수가 든 방정식은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이다.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은 입자들의 이동 경로를 파악하기 위해 점성이 있는 액체와 기체의 움직임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수식이다. 

3강에서 이 교수는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은 서로 다른 나라에서 약 30년 간격으로 태어난 공학자와 수학자가 탄생시킨 '아름다운 공식'"이라면서 이 방정식이 등장하게 된 역사를 설명한다. 프랑스 물리학자이자 공학자인 클로드 루이 나비에가 유체의 움직임을 계산하기 위해 만든 방정식을 수십 년 후 아일랜드 수학자인 조지 스토크스가 완성해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을 만들었다. 

바람의 속도나 온도, 습도 등과 같은 기상 상태나 현재 대기오염 물질의 양, 앞으로의 배출량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을 구성하고 해를 얻으면 오염 물질의 이동과 확산을 예상할 수 있다. 

이처럼 미적분은 우리 삶 곳곳에서 쓰이고 있다. 앞으로 세나수 시즌 2에서는 해석학을 구성하는 학문을 하나씩 소개한 뒤,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의 사례처럼 해석학이 현실에서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다룰 예정이다. 천재 수학자 칼 프리드리히 가우스와 알버트 아인슈타인과 관계 있는 '미분기하학', 현존 최고 수학자로 꼽히는 필즈상 수상자인 테렌스 타오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교수의 전문 분야인 '조화해석학'부터 '확률론', '최적화 이론'을 훑는다. 

올해 다수의 노벨상을 수상하며 관심이 모이고 있는 AI 연구에 수학이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도 다룰 예정이다.  

● 출연진들이 직접 쏟아내는 질문 강연 

김민형 교수가 시청자들에게 낸 문제. 직각이 몇 개 들어있는 지를 물으며 미적분 개념에 대해 설명한다. 카오스재단 유튜브 캡처

세나수 시즌 2는 수강생들이 강연을 더욱 잘 이해하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도록 본 강연 전 '수학 튜토리얼' 강연을 준비하기도 했다. 시즌 1에 이어 이번에도 마련된 수학 튜토리얼은 본 강연의 이해를 돕는 수학 지식을 소개하는 영상 콘텐츠다. 

이번 수학 튜토리얼의 주제는 미적분을 이해할 때 필요한 미분과 적분에 관한 기본 개념과 기호다. 함수의 기본 개념에서 시작해 복잡한 미적분 기호까지 다루고 있어 미적분에 관해 들어본 적이 없는 청소년들도 강연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특히 시즌 2의 강연에서 주목해볼 점은 출연진들이 시청자에게 건네는 질문과 수수께끼다. 1, 2강에서 김민형 교수는 영국 초등학교 시험에서 나온 한 문제를 제시하며 미분과 적분 개념에 대해 설명한다. 반원에서 직각이 몇 개 들어있는 지를 묻는 문제였다. 이밖에 김민형 교수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 그래프는 어떤 모양으로 보이나요?', '이 식의 답은 무엇일까요?' 같은 질문을 끊임없이 던진다. 

배 교수도 3, 4강에서 '다이어트를 할 때 일주일간 몸무게의 변화를 미분과 적분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요?'라는 재밌는 질문을 시청자에게 낸다. 출연진들이 고심해서 선별한 질문에 대답을 하다 보면 미적분의 개념과 가까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전훈 카오스재단 사무국장은 "시즌 1의 대수학부터 시즌 2의 해석학까지 수학의 전 분야를 집대성한 세나수는 막연하고 어렵게 인식되는 수학의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하고 인터렉티브 요소가 가미된 토크 형식을 준비했다”면서 “흥미로운 강연 주제로 다수의 시청자를 끌어 모았던 시즌1처럼 이번에도 많은 분들이 수학과 친해지면 좋겠다"고 전했다. 

세나수 시즌 2 강연 소개. 카오스재단 제공

[이채린 기자 rini11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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