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자랑’이 뭐길래…설악산 입구 ‘리본 2000개’의 웃픈 비밀

김은혜 기자 2024. 10. 17.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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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이 가지 않는 새로운 곳을 찾고 멋진 인생샷을 찍기 위해 비법정 탐방로(샛길)를 이용하는 등산객이 늘어나면서, 동식물의 서식지가 파괴되고 추락 사고가 발생하는 등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는 오는 10월31일까지 이같은 샛길 산행의 위험성을 알리고 자연자원 보전을 위해 '비법정 탐방로 출입 근절 캠페인'을 실시한다고 최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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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국립공원, ‘비법정 탐방로 출입 근절’ 캠페인
출입금지구역서 수거한 ‘불법 리본 2000여개’ 전시
SNS 과시용, 상업 산악회 ‘불법산행’ 증가 추세
“샛길 출입은 동식물 서식지 파괴, 안전사고 위험도”
설악산국립공원 관계자가 출입금지구역 내 불법적으로 설치된 산악회 리본을 제거하고 있다. 설악산국립공원

남들이 가지 않는 새로운 곳을 찾고 멋진 인생샷을 찍기 위해 비법정 탐방로(샛길)를 이용하는 등산객이 늘어나면서, 동식물의 서식지가 파괴되고 추락 사고가 발생하는 등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는 오는 10월31일까지 이같은 샛길 산행의 위험성을 알리고 자연자원 보전을 위해 ‘비법정 탐방로 출입 근절 캠페인’을 실시한다고 최근 밝혔다.

캠페인의 일환으로 공원 입구에는 출입금지구역에서 수거한 산악회 리본을 전시하고 있다. 이는 국립공원 관계자들이 지난 1년간 비법정 탐방로에서 수거한 것으로 2000여개에 이른다.

출입금지구역에서 수거된 2000여개의 리본이 설악산국립공원 입구에 전시된 모습. 설악산국립공원

과거 리본은 등산객 안전과 조난 방지를 위한 이정표 역할을 했지만, 최근에는 산악회 홍보나 과시용으로 목적이 변질되는 경우가 많다. 샛길에 무분별하게 설치된 리본은 자연경관을 해칠 뿐더러 나무의 성장을 방해하는 등 설악산의 자연을 파괴하고 있다.

이에 국립공원은 불법 설치된 리본을 수거해 전시하고, 응급상황에 길을 안내하는 ‘양심리본’을 제작해 출입금지구역에 부착했다. 양심리본엔 ‘샛길 출입은 동식물의 서식지를 파괴합니다’라는 문구를 적었다.

그런데 등산객들이 굳이 정규 탐방로가 아닌 샛길을 이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오정현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 자원보존과 계장은 17일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남들이 못 간 장소를 찾아 사진이나 영상을 찍어 올리는 등 자극적이고 과시적인 산행을 즐기는 사람이 많다”며 “상업 산악회의 경우 누구나 가는 기존 코스보다 샛길로 가는 특별 코스를 소개하면서 불법산행을 하는 행태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설악산국립공원 관계자가 출입금지구역 내에 ‘양심리본’을 부착하고 있다. 설악산국립공원

이어 “남들이 안 가는 곳에 가보려고 위험을 무릅쓰고 불법산행을 하는 추세인데, 이런 콘텐츠를 보고 관심 없던 사람도 ‘여기 가보고 싶다’며 불법산행을 따라 하는 문화도 생겼다. 그런데 출입금지 구역에 가서 사진 찍고 구경하다 사고가 많이 발생한다. 정규 탐방로 이용을 통해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자연을 보전해달라”고 당부했다.

자연공원법 제28조에 따라 국립공원에서는 정해진 탐방로로 산행해야 한다. 또 비법정 탐방로는 난간·계단 등의 시설물이 없어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고, 자연훼손과 산불발생 가능성도 높다. 비법정 탐방로 산행 적발시 20만원에서 최대 5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한편,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6일 국립공원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전국 국립공원에서 불법행위로 적발된 건수는 총 1만6586건에 달한다. 이중 ‘비법정 탐방로 출입’이 총 5959건(35%)으로 가장 많았다.

출입금지구역 출입 후 사고를 당한 등산객을 구조하고 있다. 설악산국립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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