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양 천문지식 융합한 조선의 독특한 병풍 천문도, 복원 첫 공개

도재기 기자 2024. 10. 17.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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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민속박물관, 보물 ‘신·구법 천문도’ 8폭 병풍 복원···파주관서 특별전
국립민속박물관이 동서양 천문도를 함께 그린 18세기 조선의 독특한 병풍 천문도인 ‘신구법 천문도’(보물)를 원래 모습으로 복원해 특별전 형식으로 일반에 첫 공개하고 있다. 국립민속박물관 제공

조선 후기의 동서양 천문도가 함께 그려진 ‘신·구법 천문도’(보물)가 보존처리를 통해 본래의 조선시대 8폭 병풍으로 되살아났다.

일부 훼손돼 낱장으로 전해지던 ‘신·구법 천문도’를 국립민속박물관이 조사·연구 끝에 18세기 당시의 8폭 병풍으로 복원한 것이다. 제 모습을 찾은 ‘신·구법 천문도’는 국립민속박물관 파주관에서 다음달 17일까지 특별전 형식으로 일반에 처음 공개되고 있다.

‘신·구법 천문도’는 조선의 전통적 천문도(구법 천문도)인 ‘천상열차분야지도’(天象列次分野之圖)와 18세기 영조 대에 새로 만든 서양식 천문도(신법 천문도)인 ‘황도남북양총성도’(黃道南北兩總星圖)를 종이에 함께 그려 병풍으로 꾸민 유물이다.

당시 동서양 천문지식을 융합한 것으로, 조선에서만 제작된 독특한 천문도이기도 하다. 또한 18세기 조선의 우주관을 보여주는 귀중한 천문과학 문화유산이다. 현재 일본·영국 등 국내외에 9점이 남아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신·구법 천문도’는 오른쪽에서 왼쪽 방향으로 1~3폭에 ‘천상열차분야지도’가 그려져 있는데, 북극성을 가운데에 두고 북반구의 별자리들을 하나의 원 안에 그렸다. 4~7폭에는 태양이 이동하는 경로인 황도를 기준으로 황도의 북극과 남극의 별자리들을 그린 ‘황도남북양총성도’가 배치됐다.

마지막 8폭은 위에서 부터 해, 달, 토성, 목성, 화성, 금성, 수성을 옛 이름과 함께 그려놓은 ‘일월오성도’다. ‘일월오성도’에는 망원경으로 관찰할 수 있는 특징들이 묘사돼 있다.

국립민속박물관의 ‘신구법 천문도’ 장황과 복원 과정 중의 한 장면. 국립민속박물관 제공

최근 보존·복원을 통해 선보이는 ‘신·구법 천문도’는 1995년 민속박물관이 병풍의 낱장 형태로 입수했고, 2001년 가치가 인정돼 보물로 지정됐다. 하지만 원래의 모습을 추정할 자료가 부족해 병풍으로 까지 꾸미는(장황) 복원작업은 미뤄졌다. 민속박물관은 “이후 본격적인 장황·복원 작업에 나서 남아있던 종이와 직물 조각 등의 조사연구를 통해 원래 병풍 크기와 구조, 병풍을 꾸몄던 장황 재료의 재질, 색상 등을 알아냈다”며 “이를 바탕으로 국내외 9건의 ‘신·구법 천문도’도 참조해 장황·복원을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국립민속박물관은 “장황·복원 과정에서 채색 성분과 도상 분석 등을 통해 민속박물관이 소장 중인 ‘신·구법천문도’가 현존하는 ‘신·구법천문도’들 가운데 시기가 가장 앞선 것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민속박물관은 또 이번 복원 과정에서 복제품도 제작했다. ‘신·구법 천문도’가 선보이는 특별전 ‘장황 복원 그리고 또 다른 보존, 복제’에서는 보존처리와 장황, 복원 등의 전 과정이 영상과 자료를 통해 소개된다.

원본 ‘신·구법 천문도’는 11월 17일까지 전시되고, 이후에는 복제품이 선보인다. 장상훈 국립민속박물관장은 “이번 특별전은 ‘신·구법 천문도’를 원래의 병풍 장황으로 복원하고, 복제본을 제작하는 과정을 소개하는 전시”라며 “소중한 과학유물인 ‘신·구법 천문도’의 가치와 의미는 물론 보존처리, 장황과 복원, 복제 등에 관한 이해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도재기 선임기자 jaek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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