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현역가왕2, 첫 녹화 앞두고 사건 터졌다…60억원 콘서트 판권 놓고 법적 분쟁

류예지 2024. 10. 17.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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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아시아=류예지 기자]

현역가왕2

MBN '현역가왕' 시즌2가 이달 말 첫 카메라 녹화 버튼이 눌리기도 전에 잡음에 휩싸인 것으로 확인됐다. 프로그램이 종영한 후 열리게 될 콘서트 판권 문제를 놓고 제작사간 법정 분쟁이 본격화됐기 때문이다. 자칫 법적 분쟁 장기화에 따라 콘서트가 열리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따른다. 그렇게 되면, 방송의 열기를 현장에서 직접 보고 싶은 트로트팬들로서는 아쉬울 수 밖에 없는 일이다. 

◆현역가왕2 콘서트 놓고 법적분쟁

16일 텐아시아 취재 결과, '현역가왕2'는 60억원짜리 콘서트 IP(판권)를 두고 제작사끼리 법적 분쟁이 일어났다. 콘서트 공연권을 놓고 계약서 해석상의 이견이 발생하면서 관계가 파탄난 결과다. IP를 보유하고 있던 크레아 스튜디오는 올초 nCH 엔터테인먼트에 '현역가왕2' 콘서트 공연권과 매니지먼트권을 60억원에 팔았다. nCH 엔터테인먼트는 이 중 계약금과 중도금 40억원을 이체했고, 잔금은 20억원이 남아있었다. 

nCH 엔터테인먼트는 공연권을 사들인 후 대관 등의 업무를 맡기고자 계약 한 달 뒤인 4월경 쇼당엔터테인먼트에 공연권 일부를 판매했다. 쇼당엔터는 공연권을 사들이면서 수억원을 nCH 엔터에 지불했다. 통상적으로 콘서트를 진행할 땐 대관, 조명, 연출 등 크고작은 업무를 하청주듯 계약하는 게 일반적이다. 

현역가왕2



문제는 이 계약과정에서 공연권을 상대에게 팔 수 있느냐다. nCH엔터는 쇼당엔터에게 돈을 받고 IP 일부를 넘겼다. 제3자 양도다. 하지만 크레아스튜디오와 nCH엔터가 체결한 계약서상에서는 IP를 제3자에게 넘길 수 있는지에 대한 내용이 있다. 크레아스튜디오는 제3자에게 IP를 절대 넘길 수 없다는 게 계약 내용인데, nCH엔터가 제멋대로 IP를 넘기면서 계약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지난 8월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nCH엔터는 크레아스튜디오측과 공유했다는 전제하에 IP를 넘길 수 있는 게 계약 내용이라고 맞섰다. 그리고 법원에 계약이 유효함을 확인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크레아스튜디오측은 받았던 돈 44억원(부가세 4억원 포함)을 공탁금으로 걸고, 계약은 해지됐으니 돈을 찾아가라고 맞섰다. 

법정에서 다툴 내용은 계약서상 IP를 제3자에게 넘길 수 있도록 하는지 여부, 그리고 크레아스튜디오측이 IP 판매 사실을 공유받았는지 여부 등이다. 이를 놓고도 양측은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nCH엔터측은 서혜진 크레아스튜디오 대표가 이미 쇼당엔터와의 협업을 4월부터 알고 있었다며 관련 증거를 확보했다고 주장한다. 반대로 서 대표는 쇼당엔터에게 IP를 판 것을 알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제3자에게 계약내용을 공개할 수 없는 규정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판단은 재판부가 해야하는 상황이다. 

◆한일가왕 콘서트서도 문제 

두 업체는 한일가왕 콘서트와 관련해서도 협업 관계였으나 이번 일을 겪으면서 등을 돌리게 됐다. 크레아스튜디오측은 nCH엔터가 한일가왕 콘서트 당시에도 공연 IP를 다수의 제3자에게 무단 양도했다고 보고 있다. 공연 IP는 MBN과 크레아스튜디오의 공동권리이기 때문에 nCH 엔터가 이를 제3자에게 팔 수 있는 권리가 없었다는 것이다. 

서혜진 크레아스튜디오 대표는 "nCH엔터가 일부 IP만 사갔고, 그것마저도 마음대로 여러 곳에 IP를 팔아 넘겨서 불만이었다. 형사 고소를 할 수 있는데도 안 했을 뿐이다. 당장 고소하고 싶은 마음이다. nCH엔터가 경제적 상황이 좋지 않기에 남의 IP를 가져가서 콘서트권을 판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한일가왕에 대한 nCH 엔터의 입장은 또 반대다. 콘서트 진행과 관련해서 '한일가왕' 콘서트를 진행하게 되면 nCH 엔터와 크레아 스튜디오가 수익금을 나누기로 했었다는 주장이다. IP를 제3자에게 판 것에 대한 사실관계는 맞지만, 크레아스튜디오도 이를 인지하고 있었고 뒤늦게 문제를 삼은 것 뿐이라는 주장이다. 

텐아시아 DB



한일가왕 콘서트 준비과정에서는 nCH엔터가 크레아스튜디오측 임원에게 공연 일정과 공연사 등에 대한 내용을 공개한 부분은 있었다. 공연사 인스픽이란 업체에게 IP 일부를 판매하고 공연 진행을 맡긴 부분이다. 다만 '공연사의 존재'를 인지했을 뿐, 판권 판매까지 인지하거나 동의한 것은 아니라는 게 크레아스튜디오측의 입장이다. 

판권 판매여부를 알고 있었든 아니든 공연 준비는 진행됐고 실제 구체적인 일정도 나왔다. 하지만 두 회사가 갈등을 빚으며 공연은 물거품이 됐다. 이 과정서 대관은 4번이나 취소됐고 공연 관련 업체들은 위약금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공연 관련 업체들이 크레아스튜디오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검토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손해배상 책임이 있는지 여부는 법적으로 따져볼 필요가 있다. 계약 불이행의 과실이 누구에게 있는지 따져볼 문제기 때문이다. 

현역가왕2



분쟁이 계속되면서 한일가왕에 이어 현역가왕2의 콘서트마저 불투명하게 됐다. 방송 프로그램이 성공하고 콘서트로 추가 수입을 내야 하는 방송국과 제작사로서는 큰 리스크를 안고 가는 셈이다. 트로트 관련 프로그램의 인기가 한 풀 꺾인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요즘이다. 방송 녹화 전부터 이같은 리스크가 발생한 것을 놓고 업계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자칫, 트로트 콘서트 관련 투자를 위축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현역가왕2'는 10월말 첫 녹화를 앞두고 있다. 

류예지 텐아시아 기자 ryupersta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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