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을 향한 인간의 의지...국립극단 연극 ‘모든’
김형주 기자(livebythesun@mk.co.kr) 2024. 10. 17.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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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인류가 초거대 인공지능(AI)과 연결되는 미래.
열다섯 살 생일을 맞은 소녀 랑(강민지)이 커넥팅(인간의 육체와 AI를 연결하는 것) 수술을 앞두고 사라진다.
자유를 향한 개인의 의지와 개체를 초월한 인간의 공생 본능을 함께 다루는 국립극단 연극 '모든'(연출 김정)이 공연 중이다.
'모든'은 AI와 연결된 인간을 표현하는 배우들이 연기가 사랑스럽고 익살스러운 대사들이 웃음을 주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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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단 연극 ‘모든’ 리뷰
AI가 지배하는 디스토피아
자유와 공생에 대한 갈망 그려
27일까지 서울 대학로
AI가 지배하는 디스토피아
자유와 공생에 대한 갈망 그려
27일까지 서울 대학로
모든 인류가 초거대 인공지능(AI)과 연결되는 미래. 열다섯 살 생일을 맞은 소녀 랑(강민지)이 커넥팅(인간의 육체와 AI를 연결하는 것) 수술을 앞두고 사라진다. 랑의 엄마·아빠인 미무(최희진)와 가리(안병식)는 서둘러 랑을 찾아나선다. 열다섯 살이 넘어 커넥팅을 하지 않은 사람은 AI가 인류를 보호하는 A구역에서 추방되기 때문이다.
자유를 향한 개인의 의지와 개체를 초월한 인간의 공생 본능을 함께 다루는 국립극단 연극 ‘모든’(연출 김정)이 공연 중이다.
‘모든’의 배경은 초거대 AI 라이카(이상은)가 지배하는 디스토피아다. 라이카는 인간에게 식사와 수면 등 일상부터 직업 선택, 자녀 생산 등의 내밀한 요소까지 관여하고 사람들은 라이카에게 의존하며 인간성을 잃어간다. 연극은 AI와 커넥팅돼 비인간화된 인간들의 모습을 미니멀한 의상과 무대, 사이버펑크적 소품과 머리 스타일 등으로 표현한다. 특히 배우들은 인물의 모습을 행동이 뻣뻣하거나 잠시도 몸을 가만히 두지 않는 등 기계의 움직임을 흉내내 표현한다.
‘모든’ 속 인물들이 잃은 첫 번째 인간성은 자유다. AI가 늘 최적의 선택지를 제시하는 세계에서 인간은 스스로 고민하고 결정하는 능력을 포기한다. ‘나보다 훨씬 나은 존재’인 거대한 시스템에 자아를 의탁하고 라이카가 원하는 바람직한 ‘생산가능인구’가 되길 갈망한다.
‘모든’은 허버트 조지 웰스의 SF 소설 ‘벽 안의 문’을 모티프 삼아 자유를 향한 인간의 의지를 드러낸다. ‘벽 안의 문’은 어른이 되며 인간성을 잃은 주인공이 어린 시절의 순수한 행복을 찾아 떠나는 이야기를 다룬다. ‘벽 안의 문’을 읽던 랑에게 정체불명이 노인 페(이미숙)가 찾아오고, 두 사람은 라이카가 지배하는 A구역을 벗어나기 위해 함께 집을 나선다.
‘모든’이 조명하는 또 다른 인간성은 개체를 초월해 타인과 이어지려는 갈망이다. A구역의 인간들은 라이카와는 육체와 정신이 깊숙히 연결됐지만 다른 사람들과는 유대하지 않는다. 효율과 필연이 지배하는 세계에서 배우자는 자녀 생산을 위한 유전자 합성 대상자, 자녀는 유전자를 전달하는 매개체로 전락한다. 대안은 라이카가 지배하는 A구역의 바깥이다. 랑과 페는 충동과 우연이 가능한 공간, 위험할지 모르지만 인간과 인간, 인간과 다른 생물이 연대하고 공생할 수 있는 세계로 나아간다.
‘모든’은 AI와 연결된 인간을 표현하는 배우들이 연기가 사랑스럽고 익살스러운 대사들이 웃음을 주는 작품이다. 인간의 소외를 다루는 만큼 인간성을 통찰하게 하는 심오한 장면과 촌철살인의 대사들도 있다. 라이카가 원하는 쓸모있는 존재가 되기 위해 마인드 업로딩(육체를 버리고 기억과 인격을 디지털 세계에 이식하는 것)을 결심한 인물 킴코(류혜린)가 죽음 앞에서 두려움에 떠는 장면이 특히 압권이다.
SF 장르 콘텐츠들이 그렇듯 ‘모든’은 공상의 세계를 그리지만 결국 현실의 문제를 다룬다. 자유에 따르는 책임이 때때로 무겁게 느껴지는 사람들, 개체의 이기성을 넘어 타인과의 관계를 돌아보고 싶은 관객에게 추천한다. 27일까지 서울 종로구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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