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르텔 범죄 눈감고 뒷돈' 멕시코 前치안수장, 미국서 38년형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멕시코 '마약과의 전쟁' 정책을 최일선에서 지휘했던 전 치안 수장이 뒤로는 카르텔로부터 뇌물을 받아 챙기며 범죄를 눈감아줬다가 미국에서 중형을 살게 됐다.
미국 뉴욕 동부 연방지방법원 브라이언 코건 판사는 16일(현지시간) 뇌물·위증·마약 유통 등 5가지 혐의로 지난해 배심원단으로부터 유죄 평결을 받은 헤나로 가르시아 루나(54) 전 멕시코 공공안전부(현재는 폐지) 장관에 대해 징역 38년 4개월(460개월)을 선고했다고 멕시코 일간 엘우니베르살·레포르마와 AP통신이 보도했다.
가르시아 루나는 호아킨 '엘 차포' 구스만이 이끌던 멕시코의 악명 높은 마약 범죄조직, 시날로아 카르텔로부터 수백만 달러의 돈을 받고 2001∼2012년 미국 등지로 코카인을 비롯한 각종 마약을 유통하는 데 가담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경찰 단속 정보를 사전에 시날로아 카르텔에 흘리거나 경쟁 조직에 대한 첩보를 제공했다는 혐의도 받았다.
가르시아 루나는 2001∼2005년 멕시코 연방경찰을 승계해 신설됐던 연방수사국(AFI·2009년 통폐합) 첫 국장을 지냈다.
이후 2006년 취임한 펠리페 칼데론 전 대통령이 강력한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며 신설한 공공안전부에서 장관을 맡아 2012년까지 임기를 수행했다.
이때 가르시아 루나는 미국의 마약 단속 담당자 및 정보국과 긴밀히 협력하면서 미국 측으로부터 포상을 받기도 했다.
미국 검찰은 그에 대해 종신형을 구형했으나, 코건 판사는 "이미 그가 5년 가까이 수감생활을 한 상태에서 터널 끝에 한 줄기 빛이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이날 미국 법원의 선고 공판 전 아침 정례 기자회견에서 "(가르시아 루나 사례는) 멕시코에서 망각해서는 안 되는 범죄로, 이를 잊는 사람들은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며 "선거 사기 논란으로 당선된 칼데론 전 대통령이 스스로 정당화를 위해 마약과의 전쟁을 벌인 만큼 (칼데론도) 책임이 있다"고 비난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총알 대신 포옹' 정책을 펼친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마약범죄로의 유인을 차단하기 위한 복지 강화와 양질의 일자리 제공을 공약한 바 있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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