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외국 다국적기업 놀이터? 법인세수 비중 7%, OECD 최하위권
한국 앱마켓 수익 싱가포르로 이전…조세 회피 의혹
자료 제출 않고 버텨…국세청 행정소송 패소율 42%
한국이 구글·넷플릭스코리아·에어비앤비 등 외국 다국적기업에서 거둔 법인세수 비중이 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22%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송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6일 OECD 법인세 통계를 분석한 결과, 한국에서 외국 다국적기업이 내는 법인세수 비중은 7%로 OECD 회원국 중 최하위 수준이라고 밝혔다. 호주(9%)와 일본(6%)도 외국 다국적기업의 법인세수 비중이 낮았다.
반면 조세회피처로 분류되는 아일랜드(79%), 홍콩(56%), 싱가포르(55%) 등에서는 외국 다국적기업이 내는 법인세수 비중이 50%를 넘었다.
특히 구글은 한국에서 발생한 앱마켓 수익을 싱가포르에 위치한 구글 아시아퍼시픽으로 이전해 법인세를 회피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안도걸 의원실은 데이터 에이아이(Data.AI)의 최근 10년간의 구글 플레이 매출 상위 1000개 앱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해 8월까지의 구글 앱마켓 수익은 최소 6조5000억원에 달하고, 연말에는 6조9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구글코리아는 지난해 매출 3654억원을 신고하고 법인세를 155억원만 냈다. 국내에 본사를 둔 네이버가 같은 기간 매출 9조6700억원을 신고하고 법인세 4963억원을 낸 것과 대조된다. 구글코리아가 낸 법인세는 네이버가 낸 금액의 3.1%에 불과하다.
국세청은 2020년 구글 서버가 해외에 있더라도 국내에서 발생한 앱스토어·인앱 결제 등 매출은 구글코리아의 것으로 봐야 한다면서 구글코리아에 법인세 5000억원을 부과했지만, 구글코리아가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국세청은 다국적기업에 법인세를 매겨도 조세불복 소송으로 버티는 경우도 많다. 지난해 조세불복소송 등 100억원 이상의 조세행정소송에서 국세청의 패소율은 42%다. 이는 전체 평균 패소율인 9.5%의 4배에 이르는 수치다.
국세청의 패소율이 높은 이유는 다국적기업이 과태료만 내고 자료 제출을 거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에 강민수 국세청장은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가 국세청을 상대로 진행한 국정감사에서 “다국적 기업의 세무조사 방해행위에 대한 이행강제금 부과 등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 의원은 “조세회피 전략을 수립·권고하는 로펌, 회계법인 등에 신고의무를 부여하고, 불응할 경우에 이행강제금 성격의 과태료를 물려야 한다”며 “다국적기업이 포함된 거액 소송에서 국세청의 소송 역량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강 청장은 “대형 로펌과의 소송에서 이길 수 있도록 변호사 보강이나 승소장려금과 같은 부분들을 신경써서 일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국힘 박상수 “나경원 뭐가 무서웠나···시위대 예의 있고 적대적이지도 않았다”
- 나경원 “민주당 지지자들이 국회 포위···계엄 해제 참여 못해”
- [속보]공조본, 윤석열 2차 출석요구...“25일 오전 10시까지”
- 연세대·고려대 수시 ‘최초 합격’ 포기 늘어났다, 의대 영향?
- 전 수방사령관 “HID, 2·3차 임무는 소요사태 일으키려던 것일 수 있어”
- [속보]윤석열 측 “비상계엄 선포할 정도로 망국적 상황이었다”
- 조경태 “비대위원장 첫 과제는 대통령 제명이어야”
- “입 좀 닥치라” 동료 위원에게 회의서 욕설한 김용원 인권위원
- 인권단체 “이스라엘, 가자지구에 물 끊어 집단학살 초래”
- 윤 정권 ‘방송장악 불법의 고리’ 끊어질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