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의 까칠한 축구]착각하지 말라! '야유 없다=응원한다'가 아니다, 홍명보 불공정은 ∞

최용재 기자 2024. 10. 1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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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곽경훈 기자

[마이데일리 = 최용재 기자]홍명보를 향한 야유가 없었다. 이것이 민심의 반전이라고 해석하는 단순한 사람들이 있다. 아니다. 착각이다.

'야유가 없다=응원한다'로 풀이해서는 안 된다. 정확히 봐야 한다. 올바른 공식은 야유가 없었고, 응원도 없었다는 것이다.

1차전 홈 경기 팔레스타인전에서 "홍명보 나가!"를 외친 축구 팬들. 또 '피노키홍' 등의 비난 걸개도 걸었다. 3차전 홈 경기 이라크전에서는 이런 목소리와 걸개는 등장하지 않았다. 이 현상은 홍명보를 향한 분노의 민심이 돌아선 것이 아니다.

1차전 후 김민재 사태 등 논란이 있었고, 붉은 악마는 경기장에서 야유와 비난을 하지 않기로 약속했다. 경기장 안에서 만큼은 태극전사들을 진심으로 응원하겠다는 의미다. 그렇게 한 것일 뿐이다. 홍명보에게 돌아선 민심과는 상관이 없는 현상이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경기장 안에서 선수들 응원 따로, 감독 야유 따로 할 방법이 없다. 그래서 선수들만을 위한 응원을 하기로 한 것이다. 선수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서. 즉 경기장 안에서는 홍명보에 대한 분노를 표현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홍명보를 지지해서 야유를 하지 않은 게 아니라는 의미다.

경기장 밖은 다르다. 홍명보는 여전히 한국 축구 팬들의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 울산 HD의 뒤통수를 치고, K리그를 배신하며, 불공정한 과정으로 대표팀 감독 지휘봉을 쟁취한 그. 자신의 탐욕을 봉사라고 포장한 뻔뻔함. 어떻게 신뢰할 수 있겠나. 경기장 안에서는 하지 못하니, 경기장 밖에서는 확실하게, 냉철하게, 적극적으로 이 체제가 무너질 때까지 지적하고 비판해야 한다.

홍명보의 감독 선임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건 문화체육관광부의 감사로 드러났다. 문체부는 이 내용을 공식 발표했다. 대한축구협회(축구협회)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반박에 나섰다. 절차 상 문제가 없었다는 것이다. 축구협회의 주장은 국민과 축구 팬들의 공감을 얻지 못했다. 축구협회의 공정과 상식, 그리고 국민과 축구 팬들의 공정과 상식에 괴리감이 있었을 뿐이다.

한 여론조사 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정몽규 회장과 홍명보 감독 모두 사퇴해야 한다는 주장에 얼마나 공감하느냐'는 질문에 공감한다는 답변은 76.4%, 공감하지 않는다는 14.1%였다. 축구협회와 홍명보의 공정과 상식이 얼마나 세상과 동떨어져 있는지 보여주는 장면이다.

여기서 착각하고 있는 이들이 꽤 있다. 문체부가 문제가 있다고 지적을 했으나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문제가 없다는 것이 아니다. 이유가 있다. 문체부가 그럴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문체부는 축구협회를 독립 기구로서 인정을 한 것이다. 문체부가 대표팀 감독 선임을 뒤집을 수 있는 권한은 없다. 이렇게 하면 정말 국제축구연맹(FIFA)의 징계를 받을 수 있다.

그래서 문체부는 감독 선임 절차에 문제가 있으니, 축구협회 스스로 바로 잡으라고 한 것이다. 축구협회에게 스스로 자정할 수 있는 기회를 준 것이다. 하지만 축구협회가 스스로 그렇게 할 리가 있겠는가. 버티기에 돌입했다. 홍명보 선임에 관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건, 축구협회가 아무 것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홍명보는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3연승을 거뒀다. 3승 1무, 조 1위다. 그러자 일각에서는 '결과로 보여주면 된다'고 주장한다. 홍명보와 축구협회 역시 결과가 좋으면 여론이 바뀔 거로 생각하는 가 보다. 그러니 이렇게 뻔뻔하게 버틸 수 있는 것이다.

이 역시 착각이다. 아무리 버텨도, 아무리 승리를 해도, 아무리 결과가 좋아도, 불공정이 공정으로 바뀌지는 않는다. 불공정은 무한대(∞)다. 시간과 공간의 제한을 받지 않는다. 영원히 간다.

'결과로 보여주면 된다'는 주장은, 정식 감독 채용 절차를 거친 공정한 감독에게 해당하는 주장이다. 결과가 나오면 언제든지 여론을 뒤집을 수 있다. 하지만 홍명보에 대한 분노와 불신은 경기력, 성적과는 별개다. 공정과 상식에 관한 것이다. 특혜에 대한 반발이다. 경기력과 성적으로 뒤집을 수 없는 것들이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지 않으면 절대로 바뀌지 않는 것들이다.

스포츠는 가장 공정해야 하는 분야다. 물론 결과도 중요하다. 그렇지만 올바른 과정에서 나온 올바른 결과만이 진정한 가치를 인정받는다. 편법과 꼼수로 인해 얻은 결과는 오히려 가치를 떨어뜨린다. 국민과 축구 팬들 역시 올바른 과정 속의 올바른 결과를 원한다. 불공정이 승리할 방법은 없다.

홍명보/곽경훈 기자
홍명보/곽경훈 기자

지금 홍명보를 인정해 버리면, '과정을 무시해도 좋으니 결과만 내면 된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과 다름없다. 홍명보와 축구협회가 불공정을 조장하는 셈이고, 받아들이면 이것에 동조하는 것이 된다. 한국 축구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위해, 미래 세대의 정의를 위해서라도 막아야 하지 않을까.

지금은 이런 메시지를 전해야 할 때다. 부정 출발한 홍명보는 절대 '하나 된' 국민과 축구 팬들의 지지를 받지 못한다. 몇 번이고 강조했다. 방법은 하나밖에 없다고. 홍명보가 물러나는 거라고. 정몽규가 물러나는 거라고.

3연승. 잘했다. 만족스러운 결과다. 하지만 뼈아픈 건, 모두가 즐길 수 없었다는 것이다. 더 뼈아픈 건, 홍명보가 아닌 축구 팬들의 지지를 받은 감독이 오면 더 잘 해낼 수 있다는 점이다. 확실하다. 국민의 '하나 된' 지지를 받는 대표팀은 강하다. 그 무엇보다 강하다. 이 강함이 홍명보호에는 없다. 홍명보가 버티는 한 영원히(∞)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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