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기 넥타이’ 논란에… 앤디 김 美 하원의원 “역겨운 외국인 혐오”

워싱턴/김은중 특파원 2024. 10. 17. 0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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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한국계 첫 연방 상원 의원 도전
“국무부서도 한반도 업무 배제 굴욕 겪어”
“투표로 인종차별 심판해달라” 호소
앤디 김 미국 민주당 하원의원이 15일 뉴저지 연방 상원의원 후보자 토론회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유튜브

다음 달 선거에서 미국 최초 한국계 연방 상원 의원에 도전하는 앤디 김 민주당 하원 의원(뉴저지)이 16일 자신의 넥타이가 북한 인공기라는 공화당 측 공격에 “외국인 혐오증(xenophobia)”이라고 반박했다. 또 같은 한국계인 공화당 미셸 은주 스틸 의원이 이번 선거에서 상대 후보에 대한 혐오를 조장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투표를 통해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차별을 끝내 달라”고 호소했다.

논란은 김 의원이 전날 경쟁 상대인 공화당 커티스 바쇼 후보와의 TV 토론 때 착용한 넥타이에서 비롯됐다. 넥타이 가운데에 들어간 빨간색·흰색·파란색 줄무늬를 공화당 측 대의원이 인공기로 오인해 “왜 북한 깃발이 그려진 넥타이를 매고 있나. 그는 과연 국가(미국)에 충성하고 있나”라며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김 의원은 토론 다음 날 소셜미디어에 글을 올려 “미국에 대한 내 충성심을 의심하는 역겨운 공격을 비난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경쟁자인 바쇼를 태그하며 “같이 비난할 것을 촉구한다”고도 했다.

김 의원은 한국계 이민 1세대 가정에서 태어나 국무부, 상원 외교위원회, 오바마 정부 국가안보회의(NSC) 등에서 일한 외교·안보 전문가다. 2018년 하원에 입성해 내리 3선을 했고, ‘로즈 장학금’까지 받은 엘리트지만 한국계라는 이유로 차별을 받은 적도 많았다고 한다. 그는 “국무부에 있을 때 한국계이기 때문에 한반도 업무에서 배제되는 굴욕을 겪었다”며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민간 고문으로까지 일했지만 정부가 나를 믿지 않는다는 사실에 무례함을 느꼈다”고 했다.

이어 처음 출마했을 당시 상대 후보가 자신을 향해 ‘우리 중 하나가 아니다(He’s not one of us)’라고 비판한 TV 광고를 내보낸 일을 언급하며 “무시하려 했지만 우리 나라에서 증오가 커지는 걸 보며 내가 더 많이 나서야 했다는 후회가 든다”라고 했다.

한국계인 미셸 스틸 공화당 하원의원. /미셸 스틸 의원 홈페이지

김 의원은 캘리포니아 45구에 출마한 한국계 미셸 은주 스틸 의원이 베트남계 상대 후보 데릭 탄의 배경을 문제 삼는 데 대해서도 “사과가 필요하다”고 했다. 탄의 부모는 베트남이 공산화되자 미국으로 건너왔는데, 스틸이 이를 두고 “(탄이) 공산주의를 지지한다”는 식으로 몰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스틸은 3선을 노리고 있지만 그가 출마한 45구는 민주당 후보가 승리할 가능성이 있는 곳으로 분석된다. 스틸은 2년 전에도 상대 후보인 대만계 미국인 제이 첸을 상대로 “그는 공산주의 중국에 완벽한 사람”이란 광고를 내보낸 적이 있다.

김 의원은 “이런 인종차별에 맞서 싸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선거에서 이기는 것”이라며 “아시아·태평양계(AAPI) 후보들이 우리와 비슷한 외모를 가진 사람들에게만 어필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걸 보여달라”고 했다. 그는 “내가 당선되면 한인의 미국 이주 이후 120년 만의 첫 한국계이자 동부 지역 최초의 아태계 상원 의원이 된다”며 “이 나라에 대한 나의 사랑을 의심받지 않는 날이 오기를 갈망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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