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무실 ‘정신병원 평가제’…사망사고 나도 ‘평가 거부’하면 그만
[앵커]
정부는 2012년부터 전국 정신병원을 대상으로 평가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환자 격리 규정이나 안전사고 예방 활동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조사해 공개하기 위해선데요.
하지만 환자가 숨지는 등 심각한 사고가 발생한 병원이 평가를 거부해도 제재할 수단이 없어 평가 제도 자체가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주현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강원도의 한 정신병원 격리실.
침대에 묶인 환자가 가쁜 숨을 몰아쉬고, 의료진이 심폐소생술을 시도해 보지만, 환자는 더 이상 움직이지 않습니다.
환자의 유가족은 병원의 과도한 격리·강박 조치로 사망에 이르렀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유가족/음성변조 : "손가락 한 마디도 들어가지 않도록 단단하게 묶어놨더라고요. 289시간 입원하는 동안에 251시간 50분을 묶여 있었어요."]
국가인권위도 조사 끝에 해당 병원이 강박에 따른 의료상 조치 등에 미흡했다고 판단했습니다.
현재 이 병원의 간호사 등 8명에 대해 진료기록 허위 작성 혐의로 자격정지 처분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당시 조치에 문제가 드러나고 있지만, 병원 측은 안전사고 예방이나 격리 규정 준수 등을 평가하는 의료기관평가인증원의 조사를 거부했습니다.
[○○병원 관계자/음성변조 : "병원 사정에 의해서 (평가를) 하지 못한 상황이어서…."]
정신의료기관 평가는 의료건강증진법에 따라 시행되지만, 평가 거부 기관은 불합격 처리될 뿐 평가를 강제하거나 제재할 수단이 마땅치 않습니다.
[전진숙/국회 보건복지위 위원/더불어민주당 : "불합격된 병원에 대해서는 어떤 법적 조치가 있어야 하는데, 제재 조치가 하나도 없는 상황이고요. 또한 중간 현장 조사를 통해서 법적 의무 사항이 제대로 되어있는지…."]
또, '합격' 판정된 의료기관에서도 입원 환자 사망사고가 잇따르면서 평가 제도 자체가 유명무실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복지부는 정신병원 내 사망사고와 관련해, 격리·강박 실태 파악 등 전수 조사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주현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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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현지 기자 (hj@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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