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호남은 지켰지만…부산 뒤집기 실패로 확장성 한계도 확인
더불어민주당이 16일 전통적 야당 지지 지역으로 분류되는 전남 영광과 곡성 재선거에서 승리하며 이재명 2기 체제가 흔들리는 상황은 피하게 됐다. 호남이 보낸 신뢰를 바탕으로 이 대표의 당 장악력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권심판론을 앞세워 뒤집기를 시도했던 부간 금정구청장 선거에서 패하며 확장성에는 한계를 확인했다.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전남 영광에서의 승리에 공을 들였다. 전통적 지지 기반인 전남 2개 선거구 중 1곳이라도 내주면 이 대표의 리더십이 타격을 입게 되기 때문이다.
호남 민심의 신뢰 문제도 일부 해소하게 됐다. 그간 주요 정국마다 이 대표를 향한 호남의 지지는 상대적으로 불안한 양상을 보였다. 이 대표가 이끈 지난 총선에서는 광주·전남지역 비례대표 득표율에서 조국혁신당에 밀렸다. 8·18 전당대회 광주 지역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에서는 다른 지역보다 부진한 수준인 득표율 83.61%를 기록했다. 이 때문에 호남 민심이 이 대표를 완전히 신뢰하진 않고 있다는 평가가 있었다.
이번 선거는 이재명 2기 체제 출범 이후 호남의 지지를 재확인한 의미가 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이번 승리는 호남이 이 대표를 신뢰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라며 “이 대표 체제도 한층 안정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사법리스크 대응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다음달 15일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25일에는 위증교사 사건의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이른바 ‘11월 위기설’이 제기된 만큼, 당 차원의 기민한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다. 호남을 수성하면서 이 대표의 당 장악력에 힘이 붙게 됐다.
향후 선거의 부담감도 덜었다. 호남에 민주당의 대안 세력이 뿌리를 내린다면 2년 뒤 지방선거에서 야당끼리의 경쟁이 더 치열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다만 부산에서의 패배는 ‘대권’을 노리는 이 대표에게 과제를 남겼다. 다음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호남을 중심으로 부산·울산·경남(PK) 민심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정부·여당의 각종 악재에서 PK에서 패배하면서 ‘지지층 확장’이라는 과제를 재확인했다.
민주당의 호남 아성을 깨겠다며 도전장을 냈던 조국혁신당과 진보당은 아쉬움을 삼키게 됐다. 혁신당은 선거 초반 돌풍을 일으켰으나, 조직력의 한계로 민주당을 넘는 데 실패했다. 진보당은 강력한 뒷심으로 막판까지 민주당을 위협하며 호남에서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이유진 기자 yjle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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