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승리에 한숨 돌린 한동훈…윤 대통령과 독대 주목
국민의힘이 16일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에서 당선을 사실상 확정지으면서 여권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분위기다. 부산을 6번 찾으며 ‘올인’했던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과의 독대 회동을 앞두고 유리한 입지를 다졌다.
부산 금정구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후인 2018년 지방선거 외에는 야당의 당선을 허락하지 않은 국민의힘의 핵심 지지 지역이다. 2022년 지방선거에서도 국민의힘 전임 구청장이 62%를 득표했다. 하지만 최근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율이 동반 추락하고, 명태균씨 등 여권 인사 발로 김건희 여사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여권 내 위기감이 적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후보가 단일화에 성공한 후 여론조사에서 여야 후보가 오차범위 내로 접근하는 등 박빙의 승부가 펼쳐졌다.
한 대표는 지난달 11일 이후 6번이나 금정구를 찾으며 승부수를 던졌다. 주말인 지난 5~6일 1박2일로 찾은 데 이어 한글날인 9일에도 방문하는 등 선거운동 기간 휴일마다 금정구에 머물렀다. 유세 마지막날인 전날 밤에도 자정까지 윤일현 후보와 함께 금정구 거리를 누볐다. 동시에 김 여사에 대해 활동 중단, 검찰의 납득할만한 결정, 대통령실 인적 쇄신 등 3대 요구 사항을 던지며 대통령실 압박 수위를 높였다. 이는 윤 대통령과 여당을 분리하면서 ‘김건희 리스크’ 확산 속에 보수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행보로 풀이됐다.
국민의힘이 금정구청장 선거에서 패할 경우 보수 지지층도 현 정부와 여당을 심판한 것으로 해석돼 여권의 위기와 분열이 가속화할 가능성이 제기돼왔다. 대통령실과 여당이 책임 공방을 벌이며 당정 갈등심화도 예상됐다.
한 대표로서는 여권 내홍이 확산할 수 있는 위기에서 일단 부산 선거에 승리하며 당대표로서 위신을 지키게 됐다. 다음주로 예정된 윤 대통령과의 독대 회동에서도 한 대표의 입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부산은 지난 총선 때 국민의힘에 18석 중 17석을 몰아줘 개헌저지선(100석)을 넘게 해준 데 이어 이번에도 한 대표의 자존심을 세워줬다.
한 대표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어려운 상황에서 주신 소중한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며 “국민의 뜻대로 정부·여당의 변화와 쇄신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다만 윤 대통령이 김 여사 리스크에 대한 전향적인 처분을 내놓을 지는 미지수다. 재보궐 선거 결과를 지지층에선 민심 이반이 없던 것으로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날 “부산과 인천 선거 승리가 대통령에게 변하지 않아도 된다는 잘못된 사인을 줄 수도 있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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