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중 前 대한변협 회장 별세…1세대 인권 변호사

이세중 변호사가 2014년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이명원 기자

‘1세대 인권 변호사’로 불린 이세중 전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이 16일 향년 89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경기고·서울대를 졸업하고 1956년 고등고시(8회)에 합격한 뒤, 춘천지법과 서울지법 판사를 거쳐 1963년부터 변호사로 전업한 후 평생을 시민사회운동에 투신했다. 군사정권 시절 1세대 인권 변호사로서 1974년 민청학련 사건과 1975년 고(故) 김지하 시인의 반공법 위반 사건 등 130건의 시국 사건 무료 변론을 맡았다.

이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환경운동연합, 공명선거실천시민운동협의회 등에서 활동해온 고인은 1993년 2월부터 1995년 2월까지 대한변협 회장, 1998~2000년 KBS 이사장, 2009년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 2006년 변협 인권재단 초대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부영그룹 회장 직무대행도 지냈다.

1995년 국민훈장 무궁화장, 2005년 효령대상을 받았고, 2014년 만해(萬海) 한용운 선생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만해대상을 받았다. 수상 당시 이 변호사는 “참된 자유는 남의 자유를 침해하지 말아야 한다는 만해 선생의 말씀은 오늘의 현실에도 부합하는 귀중한 가르침이라 생각한다”며 “만해 선생께서 주신 교훈을 통해 우리 사회에 참된 자유와 평화가 정착되어 모두가 행복한 사회로 발전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말했다.

유족으로는 아들 정우·석우, 딸 윤정·숙정·숙진씨가 있다. 빈소는 신촌 세브란스병원, 발인은 19일 오전 11시. (02)2227-7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