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빵배구 안해!’ 레오와 결별한 결단, 오기노 감독의 ‘팀 배구’ 실험은 성공할까

이정호 기자 2024. 10. 16.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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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서울에서 열린 2024-2025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미디어데이에서 오기노 마사지 OK저축은행 감독이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2024.10.15 연합뉴스



남자배구 OK금융그룹은 2024~2025시즌을 앞두고 검증된 외국인 선수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와 결별했다. 부임 두 번째 시즌을 맞는 오기노 마사지 감독의 결단이었다.

오기노 감독은 15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시즌 V리그 남자부 미디어데이에서 “레오가 빠지면서 우리를 약팀이라 생각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해봐야 안다”고 강조했다. 계약에 우선권이 있는 OK금융그룹이 레오와 재계약을 포기했고, 레오는 현대캐피탈 유니폼을 입었다.

쿠바 출신의 레오는 V리그에서만 7시즌을 뛴 베테랑이다. 무시무시한 고공강타로 V리그에 데뷔한 2012~2013시즌부터 세 시즌간 삼성화재의 ‘마지막 왕조’ 시대를 이끌기도 했다. 1990년생인 레오는 이제 30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과거와 같은 폭발력을 보여주지 못하지만, 순도 높은 공격력으로 타 팀의 경계대상이 되고 있다. 그런데 OK금융그룹이 공격 1옵션을 포기하는 결정을 내렸다.

오기노 감독은 “레오와 재계약하지 않은 이유가 있다. 특출한 공격수나 외국인 선수에 의존하지 않는 배구를 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오기노 감독은 부임 때부터 V리그에서 강세인 ‘몰빵 배구’를 지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 레오라는 탁월한 공격수를 두고도 다양한 옵션에게 볼 배급하는데 집중했다. 모험적인 시도였지만 결과는 좋았다. 앞선 두 시즌 ‘봄 배구’에서 탈락한 OK금융그룹은 지난 시즌 리그 3위로 챔피언결정전에 올라 준우승했다.

OK금융그룹 오기노 감독. 프로배구연맹 제공



그러더니 아예 레오와 결별하는 강수를 뒀다. 오기노 감독은 “다양한 선수가 활약하는 데 중점을 둔 결정”이라며 “우리 선수들도 많이 성장했다. (다른 팀들이 강해졌지만) 현재 우리 팀 전력은 베스트인 것 같다”며 “우리 팀 슬로건은 ‘원팀’이다. 어떤 선수가 나와도 같은 배구를 하도록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OK금융그룹은 레오 대신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하위권 지명으로 이탈리아 출신 아포짓스파이커 마누엘 루코니를 영입했다. 아시아쿼터에서는 상위 지명권을 받아 높은 평가를 받는 장빙롱을 데려왔다. 세터 이민규는 일단 두 선수의 경기력에 높은 평가를 했다. 성장세가 두드러진 토종 신호진의 활약도 기대된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열린 KOVO컵에서는 2패 뒤 1승으로 좋은 성적을 내지는 못했다. 하지만 오기노 감독은 “지난 시즌과는 또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스쿼드적으로 우리는 최하위권이지만, 지난 시즌 팀으로 이겨냈다. 선수들의 ‘팀 배구’에 대한 이해도는 이번 시즌에 완전히 녹아들었다고 본다”며 플레이오프 진출을 1차 목표로 설정했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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