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민 생애주기별 정책 집중 발굴… 인구 감소 막는다

최병용 기자 2024. 10. 16.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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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이 희망이다] 서천군 지방소멸 위기 적극 대응
청년 농촌보금자리주택 등 맞춤형 농촌스테이 조성
교통망 등 장점 장항국가산단 중심 투자유치도 온힘

서천군은 충청남도 서남부에 위치하고 있다. 동쪽으로 부여군, 서쪽으로 황해, 남쪽으로 금강을 경계한 전라북도 군산시, 북쪽으로 보령시와 접하고 있다. 예로부터 한산의 세모시로 유명했고, 지금도 모시의 고장으로 그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1970년대 경제성장 및 공업화의 상징으로 초등학교 교과서에 장항제련소의 대형 굴뚝 사진이 소개되곤 했다. 군은 국내 유일의 비철금속 제련인 장항제련소를 운영하고, 군장국가산업단지 지정 등으로 근대 산업화의 중추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1989년 장항제련소 폐쇄와 18년간 표류한 장항국가산업단지가 2007년 백지화되면서 경제성장 동력을 상실했다. 1970년 14만 6269명이었던 인구는 1990년 10만 533명으로 줄었다. 지난해 말 현재 인구는 5만 1086명으로 집계됐다. 무엇보다 인구 고령화로 활력이 떨어지고 있다. 고령인구 비율은 2020년 36.6%, 2021년 38.1%, 2022년 39.2%, 2023년 40.6%, 올해 41.4% 등 초고령사회에 접어든 지 오래다.

군은 이러한 인구감소 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2023년 6월 인구정책과를 신설하고, 군민 생애주기별 수혜자를 대상으로 한 집중정책을 발굴, 추진하고 있다. 지난 7월 '서천군 인구정책 기본계획 수립 용역 최종보고회'를 열고, 정주인구 5만과 생활인구 10만 창출을 목표로 4대 전략, 40여 개의 다양한 사업을 발굴했다.

1989년 폐쇄된 장항제련소의 굴뚝(현재의 모습) 서천군 제공

◇도시민이 찾아오는 맞춤형 농촌스테이

지역소멸 위기에 처한 서천군은 '청년 농촌보금자리주택'을 조성, 적극적인 인구 유입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2022년 농식품부의 공공임대 주택단지 조성 지원사업을 통해 전국 최초로 만 39세 이하 귀농·귀촌 청년 세대주를 대상으로 총 29세대 분양을 완료했다. 이는 청년 가구의 부담을 덜어주고 농촌 정착을 돕는 모범사례로 자리 잡았다.

또, 지방소멸대응기금을 통해 다양한 유형의 인구 정착을 위한 농촌보금자리를 조성, 단기 정주에서 정착으로 이어지는 주거 사다리를 구축하고 있다. 유입 인구의 특성과 수요에 따라 맞춤형 주거모델인 '도시민이 찾아오는 맞춤형 농촌스테이' 사업을 통해 귀농·귀촌 인구 유입과 농촌 정주여건 개선의 기틀을 마련하고 있다. 인근 초등학교와 연계한 가족형 임대주택 19세대, 봉선저수지를 활용한물버들 생태체험 스테이 임대주택 5세대, 귀농지원센터 거점으로 귀농귀촌인 임대주택 5세대를 추가로 조성하고 있다.

서천군 비인 청년보금자리주택 모습 서천군 제공
서천군 비인 청년보금자리주택 모습 서천군 제공

◇미래비전 달성을 위한 지역 특화 전략 마련

수도권 접근성과 편리한 교통망, 물류 접근 용이성, 저렴한 분양가 등 장항국가산업단지를 중심으로 투자유치에 힘쓰고 있다. 이미 1호 기업 선진뷰티사이언스㈜를 비롯해 여러 탄탄한 기업들이 입주했다.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과 함께 국내 최초 '항공보안장비 시험인증센터'와 '해양바이오 산업화 지원센터'가 들어서는 등 경제 활력 증대가 가시화되고 있다. 특히, 해양바이오산업은 해양생물자원을 기반으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어 미래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2021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서천갯벌과 국립생태원, 국립해양생물자원관 등 국가 연구기관이 위치한 이점이 더해져 '국가 해양바이오 클러스터' 조성에 최적의 입지조건을 갖추고 있다. 이 클러스터는 연구개발-산업화-생산-육성 등 전 과정을 총괄하는 국가 주도형 해양바이오 산업화 거점이자 글로벌 해양바이오 시장을 선도하는 중추 기지로 해양바이오 산업화 지원센터(347억 원)가 2025년 준공을 목표로 건립 중이다. △바이오특화 지식산업센터(230억 원) △해양바이오 인증지원센터(250억 원) △폴리텍대학 해양수산캠퍼스(347억 원) △소재 대량생산 플랜트(250억 원) 등의 시설이 2028년까지 순차적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서천 해양바이오 인큐베어터 조감도 서천군 제공


◇서천군 청년 연령 39세 →45세 상향

장항국가산업단지의 활성화로 생활인구 유입에 긍정적인 신호가 있지만 거주 인구의 유출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다. 지방소멸을 막기 위해선 단기적인 유인책에 의존하기보다 지역이 가진 특색을 잘 살려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는 과정이 필요하다. 청년인구 유입에 집중하고 이유다.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정주여건 개선을 통해 청년들이 지역에 안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것. 청년 연령기준을 위한 39세에서 45세로 상향하는 조례를 개정했고, 청년들이 정책 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청년 네트워크를 구성해 실효성 있는 청년 정책을 함께 만들어가고 있다. 가업승계 후계농업경영인 지원사업, 청년농 맞춤형 스마트팜 보급, 청년취업지원, 도시청년 초보농부 항업기반 조성, 청년지역살이 프로그램 등 47개 사업에 186억 원을 지원한다. 지난 9월에는 전국의 청년 14명을 대상으로 '서천 어때'라는 서천 한 달 살이 프로그램 참여자 중 2명이 취업에 성공했고, 그중 1명은 가족과 함께 서천으로 이주를 결정했다.

'서천 어때'라는 서천 한달살이 프로그램 참여자 중 2명이 취업에 성공하였고 그중 1명은 가족과 함께 서천으로 이주를 결정했다. 서천군 제공


◇지방소멸 위기 극복 안정적인 정착지원

지속적인 인구 감소를 완화하고, 안정적인 정착을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인구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첫째 자녀 출생 시 500만 원, 둘째 자녀 1000만 원, 다섯째 이상 자녀 3000만 원의 출생 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 전입 정착금으로 최대 10만 원 상당의 서천사랑상품권을 지원하고 있다. 청년들에게는 최대 월 29만 원의 청년행복주거비를 2년간 지원하고, 결혼한 부부에게는 770만 원의 서천사랑상품권을 결혼정착금으로 제공한다. 노인 일자리, 교통, 문화, 교육, 안전, 돌봄 여건을 개선하는 등 생애주기별로 군민들이 혜택을 누릴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를 통한 지역 활성화에도 주력하고 있다, 서천형 스포츠타운 기능 강화를 통해 아동과 청소년을 중심으로 부족한 생활체육 기반을 확충하고, 지역 주민들이 건강하게 여가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육상, 태권도, 역도, 배드민턴, 해양레저 등 전국 단위 체육대회와 전지훈련을 유치해 생활인구 유입을 도모하고, 이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견인하고 있다. 155억 원이 투입되는 생활체육관 건립을 비롯, 35억 원 규모의 론볼 경기장, 9억 원이 투입된 씨름 연습장, 44억 원 규모의 유소년 축구장 조성 등 다양한 체육시설 확충사업을 추진 중이다. 70억 원이 투입되는 레포츠빌리지 조성 계획도 진행되고 있다.

서천군 생활체육센터 조감도 서천군 제공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의 기회로 삼자

군은 인구 소멸 위기의 현실을 정확히 인식하고, 이에 대한 대처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장항국가산단과 같은 산업단지를 통한 경제적 잠재력뿐만 아니라 전국 김 수출량의 25%, 충청남도 김 생산량의 95%를 차지하는 해양자원, 그리고 다양한 문화·관광 자원 등을 바탕으로 지역 발전의 기회를 잡고 있다. 지난해 장항제련소의 오염된 토지인 브라운필드를 활용해 새로운 생태관광거점으로 만들기 위한 '장항 국가습지복원사업'이 예타를 통과해 본격 추진된다. 총 60만㎡의 면적에 685억 원을 투입해 습지와 도시 생태를 복원하고, 전망시설과 탐방로를 조성한다.

인근 송림산림욕장에는 전국 최대 규모의 맥문동 군락지를 조성해서 이를 기반으로 한 '장항 맥문동 꽃 축제'를 성공리 개최했다. 송림 복합문화공간 '송림동화'를 개관하고,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서천갯벌을 홍보하기 위한 방문자센터 건립 등으로 장항 지역의 활력을 되찾고 있다.

김기웅 서천군수는 "인구감소와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지역 특성에 맞는 맞춤형 인구 정책을 담은 '인구정책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실행계획을 발굴해 추진 중"이며 "이러한 정책들을 지속적으로 실천해 나감에 따라 우리 서천군은 지역사회의 성장과 함께 미래 100년을 준비하는 지역으로 점차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서천갯벌의 모습 서천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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