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채굴기로 열을 데우는 프리미엄 목욕탕 ‘Bathhouse’[엠블록레터]
가상자산 채굴은 늘 환경오염이라는 문제에 직면해 왔습니다. 비트코인을 채굴하기 위해서는 고성능의 컴퓨터 장비가 필요한데요. 수천대에 이르는 채굴기가 24시간 쉬지 않고 작동하며 발생하는 열을 식히기 위해서 냉각기를 함께 돌리면서 상당히 많은 자원이 투입됩니다. 캐나다의 한 대학교 연구팀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1년까지 전 세계 비트코인 채굴 네트워크가 파키스탄의 전력 소비보다 많다는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죠. 2021년에는 비트코인 채굴 회사가 연중무휴로 슈퍼컴퓨터를 돌려댄 탓에 뉴욕의 한 호수의 수온이 온천처럼 뜨거워져 버리는 일도 있었어요. 그래서 비트코인 채굴자들도 이 열에너지를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는데요, 함께 비트코인 채굴 열을 활용한 재밌는 사례가 무엇이 있는지 살펴보아요.
배스하우스는 두 명의 청년 사업가의 아이디어로 시작됐어요. 에어비엔비를 통해 우연히 만난 Talmadge와 Jason Goodman은 함께 휴가를 보내며 친분을 이어오다가 Jason Goodman의 한 가지 루틴을 계기로 창업을 결심했어요. 그는 수년간 헬스장을 다녀온 후 회복을 위해 목욕탕을 방문했는데요. 처음 뉴욕으로 이사한 이후 목욕탕에서의 시간 덕분에 힘든 시기를 견뎌낼 수 있었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삶을 바꾸는 목욕 경험을 공유하고 싶어 창업을 결심했어요. 어느 날 그가 목욕탕을 가는 것을 동행한 Talmadge도 그 매력에 푹 빠지게 되었고, 공동 창업을 제안했죠. 이렇게 탄생한 것이 프리미엄 목욕탕 배스하우스의 첫 번째 지점 ‘배스하우스 윌리엄스버그’예요.
그러던 와중 Jason Goodman이 유튜브에서 비트코인을 채굴해 수영장을 데우는 방법을 소개한 한 남성의 영상을 우연히 발견했어요. 그들은 즉시 실험에 돌입했어요. 온라인 사이트에서 구매한 기성품 채굴기 2개로 실험을 시작했죠. 결과는 성공적이었어요. 이후 이들은 배스하우스의 온수풀 두 곳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초당 약 1,200테라 해시를 생성하는 12개의 비트코인 채굴기를 설치했어요. 이들은 채굴기가 만드는 열에너지를 흡수할 수 있도록 특수 설계된 유체에 채굴기를 담갔어요. 열교환기가 이것을 뜨거운 물로 변환하면 풀에 직접 이동하는 방법이죠. (자세한 방법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어요.)
포춘과의 인터뷰에 따르면, 배스하우스의 에너지 요금은 채굴 이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해요. 하지만 분명히 차이가 있었죠. 이전에는 동일한 사용료를 납부하고 에너지만 얻었지만, 지금은 비트코인도 함께 얻고 있으니까요. 이들은 지난 한해동안 배스하우스 윌리엄스버그의 비트코인 채굴기로 1.5 BTC를 채굴했어요. 이렇게 채굴된 비트코인은 회사의 재산으로 보관하고 있고요.
Talmadge와 Jason Goodman은 비트코인 채굴은 그들의 사업 목적이 아니라고 선을 긋고 있어요. 그들이 비트코인을 채굴하는 것은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라고요. 실제로 비트코인 채굴 열로 인해 온수풀이 적정 온도로 데워지면 잠시 채굴을 멈추고 있죠. 비트코인도 채굴하고 열에너지도 변환한다니. 진정한 꿩 먹고 알 먹고인 셈이에요. 올해는 지난해보다 얼마나 많은 비트코인이 채굴될지 기대되는걸요?
더 비트코인 하우스의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해당 건물은 모두 입주가 완료되었다고 해요.
이처럼 비트코인 채굴이 환경오염을 야기한다는 지적에 맞서 다양한 활용 방법이 등장하고 있는데요. 이런 사례들이 막대한 에너지를 사용하는 전 세계 비트코인 채굴 기업과 개인에게 영감을 주기를 바라요.
전성아 엠블록 연구원(jeon.seonga@m-block.io), 김용영 엠블록 에디터(yykim@m-block.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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