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목 잡으려다 뒷목 먹튀 필라테스 주의보

박동환 기자(zacky@mk.co.kr) 2024. 10. 16.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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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등포구의 한 필라테스 학원 운영자가 최근 수업을 모두 취소하고 돌연 잠적했다.

생활체육시설 운영자가 회원을 끌어모아 수강료를 받은 뒤 얼마 안 가 잠적하는 '먹튀'로 인한 피해가 속출하면서 피해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고 체육시설로 규정되면 3개월 이상 이용료를 미리 받은 필라테스 업자는 영업 중단 시 이용자 피해를 배상할 수 있도록 보증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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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소비자 상담 5천건 넘어
수십회 수강료 챙기고 잠적
'폐업 땐 보상' 법개정 추진

"원장이 수업 일정을 전부 취소했는데 전화조차 안 되고 있어요. 40회나 남았는데 분통이 터집니다. 환불을 못 받으면 어쩌죠?"

서울 영등포구의 한 필라테스 학원 운영자가 최근 수업을 모두 취소하고 돌연 잠적했다. 피해를 입은 수강생들은 경찰서에 고소하려고 했지만, 운영자가 이미 잠적해버린 상황에서 피해액을 전액 보상받지 못할 것이라는 걱정에 발만 구르고 있다.

생활체육시설 운영자가 회원을 끌어모아 수강료를 받은 뒤 얼마 안 가 잠적하는 '먹튀'로 인한 피해가 속출하면서 피해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소비자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필라테스 학원 관련 문제로 소비자 상담을 신청한 건수가 지난해 5600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소비자원이 상담 목록에 필라테스를 신설한 이후 2021년 4397건, 2022년 4953건이던 신청 건수는 지난해 5627건으로 집계됐고, 올해도 상반기에만 2387건이 신청됐다.

상담 신청 이유를 살펴보면 지난해에는 '계약 해제·해지 및 위약금'이 69.3%로 가장 많았고 '계약 불이행(불완전이행)'도 17.0%였다. 먹튀나 환급 피해 등에 대한 문의가 대부분을 차지한 것이다.

이에 필라테스 관련 피해구제 신청 건수도 해마다 늘어 지난해에는 1000건을 넘어섰다. 2021년엔 662건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1021건으로 3년 새 54.2% 늘었다. 올해도 상반기에만 521건에 달한다.

지난 8월 서울 광진경찰서는 필라테스 학원을 갑작스레 폐업한 원장을 검찰에 사기 혐의로 송치했다.

하지만 대다수 수강생은 피해를 입어도 수사기관에 신고하길 머뭇거리고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강 의원은 "피해자들이 고소를 진행하기 위해 경찰서를 드나들고 검찰 조사를 받아야 하는 것에 부담을 느껴 신고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이에 피해를 원천 차단하기 위한 입법이 추진되고 있다. 강 의원은 지난 4일 현재 자유 체육시설인 필라테스업과 요가업을 신고 체육시설업으로 규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체육시설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신고 체육시설업은 반드시 지방자치단체에 신고해야 하지만 자유 체육시설업은 따로 신고하지 않고 사업자 등록만 하면 영업할 수 있어 관리 사각지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신고 체육시설로 규정되면 3개월 이상 이용료를 미리 받은 필라테스 업자는 영업 중단 시 이용자 피해를 배상할 수 있도록 보증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박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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